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中 자본 침투 방어…EU, 핵심 산업 기업 보호조치 마련
보조금 받은 外기업, 기업 지분 35% 이상 매수 시 신고 의무
“보조금 받기 쉬운 外資, 유럽 시장 경쟁 왜곡”…中 겨냥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화상 컨퍼런스에서 국가 보조금을 받은 외국 기업의 인수로부터 유럽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약화한 유럽 업체를 중국 등 국가의 재정 지원을 받은 외국 기업의 인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 마련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제안서를 통해 기존에 시행 중인 외국인 직접 투자 심사 규정과 무역 방어 조치는 외국 기업이 유럽의 저가 자산을 대규모로 사들이는 것을 막기에 충분치 않다면서 새로운 방안을 담은 계획을 내놓았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보조금을 받는 외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경쟁을 왜곡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U는 국가 보조금 지급에 있어 엄격한 규정을 적용받는 유럽 업체들이 본국의 재정 지원을 상대적으로 쉽게 받는 외국 회사들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필 호건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현재 EU 내 기업들은 경쟁 시장을 왜곡하는 외국의 보조금 등에 의해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는 제안서 내용 중엔 직접 거론되진 않았지만, 이번 계획안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평가하고 있다.

EU의 이번 조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해외 인프라 투자·건설 프로젝트)’ 등을 앞세워 유럽 대륙 깊숙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국영기업들에 대해 진행 중인 세밀한 감시와 결을 같이한다고 CNN은 전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도 “문제는 중국과 다른 제3국 기업들이 과도한 공공 재정 지원을 받는 가운데 유럽 기업들이 불리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화상 컨퍼런스에서 국가 보조금을 받은 외국 기업의 인수로부터 유럽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

집행위가 내놓은 계획은 외국 기업이 매출액 1억유로(약 1364억원) 이상의 EU 기업의 지분 35% 이상을 매수하려 할 경우, 1000만유로(약 136억원) 이상의 국가 보조금을 받았다면 EU 집행위에 알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벌금이나 거래 거부로 이어질 수 있고, 불공정 이득을 보상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이미 EU 내에 있는 기업들은 외국 보조금이 3년에 걸쳐 20만유로 이상이면 EU 집행위에 보고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자산 매각, 시장 점유율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EU 집행위는 9월까지 논의 절차를 거쳐 이 같은 계획을 내년에 법안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이는 EU 회원국 정부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