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의 웬디스 매장 주변에서 13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가 경찰의 총격에 숨지고 항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웬디스 매장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인근 간판에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피해자 브룩스의 영면을 기원하는 글이 적혀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또다시 비무장 흑인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스(27)가 전날 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경찰과 몸싸움 벌이다 도주하던 중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애틀랜타 남동부에 소재한 패스트푸드점 웬디스 매장의 드라이브 스루 통로를 한 차량이 막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차량 안에서 잠들어 있던 브룩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깨워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음주 측정 결과 단속 기준에 걸린 브룩스를 경찰이 체포하려고 하자 몸싸움이 벌어졌다. 브룩스가 경찰관의 테이저건을(전기충격총)을 빼앗아 달아나던 과정에서 한 경찰이 쏜 총에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은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이 찍은 영상이 SNS을 통해 확산하면서 알려졌다. 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조지아주 지부는 성명을 “차 안에서 잠들어 아무 짓도 하지 않은 브룩스가 왜 경찰의 총에 맞아야만 했나”라며 경찰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에리카 실즈 경찰서장은 전격 사퇴했다. 또한 경찰 당국은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관 1명을 해임하고 1명을 행정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찰력 행사와 관련해 당국이 이처럼 신속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시 당국자들이 경찰 편에 서서 주민들에게 인내심을 발휘해달라고 요구하곤 했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지속하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 여파로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시 당국의 신속한 조치에도 애틀랜타 주민들은 브룩스가 숨진 현장인 웬디스 매장에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애틀랜타로 향하는 주요 진입로인 85번, 75번 고속도로 교차로에 집결해 경찰과 대치했다.

한편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은 가해자인 데릭 쇼빈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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