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12일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하여 실지 북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북미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만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한반도정세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라고 밝혔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12일 담화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리 외무상은 먼저 “역사적인 6·12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이 있은 때로부터 두 돌기의 연륜이 새겨졌다”며 “조미관계(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은 오늘날 악화상승이라는 절망으로 바뀌었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번영에 대한 한 가닥 낙관마저 비관적 악몽 속에 사그라져버렸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관계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조미 두 나라 인민들의 염원은 예전과 다를 바 없지만 조선반도정세는 날을 따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면서 자신들이 선제적으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풍계리 핵실험장 완전 폐기, 미군 유골 송환, 억류 미국인 특사 등 조치를 취했지만 미국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에 의해 현재 조선반도는 조미 쌍방이 합의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보장과는 정반대로 핵전쟁 유령이 항시적으로 배회하는 세계최대의 열점지역으로 화하였다”면서 “예나 지금이나 미국의 핵선제공격 명단에 우리 공화국이 올라있고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핵 타격수단들이 우리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백악관 주인’으로 지칭하면서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하여 실지 조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특히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고 미국의 핵전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거론한 뒤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것이 6·12 2돌을 맞으며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답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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