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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 학과에 신고하니 ‘명예 실추시키지 말라’ 하더라”
인권위 2019년 대학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언어적 성희롱 가장 많아…온라인 성희롱, 주로 단톡방서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나를 좋아한다는 글을 ‘대나무숲’에 올렸더라. 그 댓글에 다른 사람들이 얘네들은 ‘스터디’를 한 게 아니라 ○○○를 한 거네. 이렇게 댓글을 쓰더라. 학과 측에 이걸 해결해 달라 얘기를 했는데 ‘왜 이런 개인적인 일을 우리가 해결해야 되나’고 나오더니 ‘오히려 학과 명예를 실추하지 말라’고 하더라.”(신고 학생 A)

“갑자기 오픈 채팅방에 있는 남자애들이 갑자기 거기 있는 여자애들 프로필 사진을 보고 품평을 했다. ‘야 너 왜 성형했냐’ 이런 식으로. ‘왜 그런식으로 말을 하느냐’ 했는데 갑자기 그 방에 있는 남자애들이 합심을 했는지 내가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몰아가더라.”(신고 학생 B)

국가인권위원회의 ‘2019년 대학 성희롱 성폭력 실태조사’에 담긴 피해자 사례들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 내 성희롱은 학생간 성희롱이 가장 많고 언어적 성희롱이 주를 이뤘다. 온라인 성희롱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단톡방을 통해 이뤄졌다.

이 조사는 인권위가 서울대 여성연구소에 의뢰, 전국 381개 대학의 성희롱 성폭력 고충상담 창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심층 면접은 성희롱 피해 학생 7명과 대학 상담센터 관계자 3명 등 총 13명에 대해 진행됐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해당 실태조사 결과 최근 3년간(2016~2018년) 대학 상담센터에서 접수·처리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피해 사례 중에는 언어적 성희롱이 34.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은 강제추행(27.7%), 신체적 성희롱(24.1%) 등의 순이었다. 강간 혹은 준강간도 약 2%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례별 비율은 사건 연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2016년 이후로 강제추행, 준강간, 강간미수가 증가하고, 언어적 성희롱, 시각적 성희롱, 신체적 성희롱은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온라인 성희롱 신고를 접수한 35개 대학을 대상으로 온라인 성희롱 실태도 함께 조사했다.최근 3년간(2016~2018년) 있었던 온라인 성희롱은 ‘단체 SNS(단톡방)’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이 77.1%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1대 1 SNS 대화방 37.1%, 온라인 커뮤니티(교외) 2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사건 유형(복수 응답 가능) 중 언어적 성희롱이 91.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차별·비하 표현이 42.9%, 이미지 활용 성희롱(지인 합성 등) 28.6% 등의 순이었다.

최근 3년간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상담센터에 접수된 사건은 총 1164건이었다. 연도별로 ▷2016년 245건 ▷2017년 368건 ▷2018년 551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접수·처리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신고인(피해자)-피신고인(행위자)의 관계 유형을 보면, 학생-학생이 61.8%로 가장 많았으며, 학생-교원 16.5%, 그 외 유형은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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