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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장터서 대파 완판…통신사 ‘무인 대리점’ 아이디어로”
LGU+ 권아영 고객체험혁신팀장
지역상권 시너지 노린 ‘U+로드’
고객, ICT기술 온라인 체험하며 ‘클릭’
신안대파 2000박스 20분만에 팔려
中 완전무인매장 실패 타산지석 삼아
접촉 최소화 무인시스템 연내 도입
‘AR·VR’ 홈서비스 체험 확대 계획도
권아영 LG유플러스 고객체험혁신팀장. [LG유플러스 제공]

“20분 만에 대파 2000박스 완판”

홈쇼핑 얘기가 아니다. 통신사에서 나온 기록이다. LG유플러스는 4월말 기획한 온라인 장터를 통해 대파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통신사가 대파를 판매하는 것이 생뚱맞을 수 있지만, 고도의 마케팅 전략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치밀하게 현재 트렌드를 분석한 끝에 달성한 성과다.

LG유플러스가 파는 것은 단순 대파만이 아닌 ‘체험’이다. 고객들은 대파를 사면서 동시 LG유플러스 ICT기술을 체험한다. 언택트(비대면)를 겨냥한 LG유플러스의 신개념 마케팅이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를 LG유플러스는 언택트 마케팅으로 풀었다. 다음 타깃은 무인 대리점이다. 언택트 시대 LG유플러스의 온·오프라인 체험 혁신을 담당하고 있는 권아영 고객체험혁신팀장을 만났다.

고객체험혁신팀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 12월 신설됐다. 사업부별로 산개됐던 체험마케팅팀을 하나로 통합, LG유플러스 서비스를 통해 변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권 팀장은 “팀 설립 당시에는 오프라인 마케팅이 주 과제였지만, 코로나19가 일상을 덮치면서 고객체험혁신팀의 전략이 언택트 마케팅으로 전면 전환됐다”며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서촌, 필동, 경리단길, 인천개항장 등에서 진행한 ‘U+로드’의 온라인 버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U+로드’는 LG유플러스가 지역상권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기획한 마케팅이다. 해당 지역에 LG유플러스 체험존을 설치하고, 지역상권 쿠폰을 나눠줘 통신·상권 고객 모두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U+로드는 주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겼다.

첫 주자는 온라인 장터다. 지난 4월 말부터 진행된 ‘U+로드 온라인 장터’는 LG유플러스가 직접 구매한 농산물을 시중 마트 물가의 절반 수준으로 고객들에게 무료 배송하는 프로모션이다. 권 팀장은 “총 8주에 걸쳐 매주 다른 농산물을 2000~3000박스 가량 판매하는데, 5주차까지 모두 30분 안에 마감됐다”며 “특히 첫 주에는 신안 대파 2000박스가 20분 만에 완판되며, 순간적인 접속 대기 현상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고객의 수요를 발 빠르게 파악한 것이 주효했다. 권 팀장은 “전염병이 퍼지면 위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지만 동시에 ‘착한 소비’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며 “고객들이 어려운 농가도 돕고 값싼 농산물도 구입할 수 있도록 혜택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장터’의 성공은 무인 대리점 도입에 대한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현재 고객체험혁신팀의 가장 큰 과제는 두 가지다. 오프라인 매장 내 경험의 진화와 온라인을 통한 서비스 체험 확대다.

권 팀장은 “기본적으로 무인 매장 도입과 온라인 체험의 확대를 큰 축으로 두고 있다”며 “코로나19와 온라인 장터의 성공을 계기로 우리 팀이 나아갈 길은 ‘언택트’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연내 일부 직영 대리점에 무인 매장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절감했다.

권 팀장은 “유인 매장에 체험존만 있다고 진정한 체험은 아니다”라며 “매장 방문객이 줄어들고, 젊은 세대는 더욱 대리점을 가지 않는 상황에서 매장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5~6명이 상시 대기하며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무인 체험 형식으로 진화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단 완전 무인화는 아니다. 접촉을 최소화하되, 고객이 필요로 하는 지점에는 인력을 배치한다. 상품 문의, 결제, 관리 등 사람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무인 매장에서 호출 버튼을 누르면 뒤에 있던 직원이 나오거나,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센터와 연결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권 팀장은 중국에서 시작된 완전 무인 매장의 실패가 타산지석이 됐다고 한다. 그는 “2017년부터 중국이 완전한 언택트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며 “온·오프라인을 절충해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되 적재적소에 인력을 투입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시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 체험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 지원금 등의 측면에서 통신업계의 양대 기업인 SK텔레콤과 KT에 밀릴 수밖에 없다.

권 팀장은 “요금제 및 단말 할인, 각종 경품 지급 등에서는 자본이 훨씬 많은 경쟁사를 따라갈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차별화된 경험으로 고객에게 LG유플러스 만의 서비스를 잘 전달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맥락에서 집중한 것이 홈 서비스 부문의 온라인 체험 확대다. LG유플러스가 상대적인 강점을 갖고 있고, 콘텐츠와 UX(사용자경험) 등 무형의 서비스에 대한 체험 효과가 더욱 크다고 보고 있다.

권 팀장은 “모바일은 스마트폰에 한정돼있고 대부분 미리 살 것을 정하고 오기 때문에 체험의 영향이 적다”며 “반면 IPTV, IoT(사물인터넷) 등은 내재된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체험이 가입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홈 서비스 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권 팀장은 언택트 트렌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언택트 문화가 코로나19로 앞당겨졌을 뿐”이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전 연령이 언택트의 편리성을 경험한 만큼, 모든 일상에 비대면 서비스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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