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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장비 국내에 어떻게 반입됐나…한달전 작전 계획
지난달 29일 오전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군 장비들이 들어가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이 경북 성주 미군기지의 사드 장비 교체를 위해 한 달여 전부터 계획을 세워 'D-day'를 정한 뒤 군사작전을 감행하듯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9일 저녁부터 30일 새벽까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반입된 장비를 대형 수송기를 이용해 실어 날랐다.

미군의 C-17(글로브마스터Ⅲ) 2대가 5월 17일 경기 오산기지에 내려앉았다. 다음 날에는 C-5M(슈퍼갤럭시) 수송기 1대도 모습을 드러냈다. C-17A는 길이가 53m이고, C-5M은 75.3m이다.

두 기종은 미국이 운용하는 수송기 중 덩치가 가장 크다. 이틀 간격으로 대형 수송기 3대가 오산 공군기지에 내린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C-17A는 미국 본토에서, C-5M은 일본에서 각각 출발했다. 이들 수송기의 항적은 해외 민간 항공기추적 사이트에 포착됐다.

보잉이 개발한 C-17 수송기는 날개폭 51.7m, 최대 77t의 화물을 적재하고 7600여㎞를 비행할 수 있다. M1 전차 1대와 스트라이커 경전차 3대, 장갑차 6대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2018년 북한 원산에서 미군 유해가 담긴 운구함 55개를 오산기지로 이송했을 때도 C-17이 투입됐다.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C-5M 초대형 수송기는 날개폭이 67m가 넘고 최대 127t의 화물을 싣고 4259㎞를 비행할 수 있다.

두 수송기에는 성주 기지의 노후 발전기, 데이터 수집용 전자장비, 운용시한이 지난 노후 요격미사일, 요격미사일용 발사관 등을 대체할 신형 장비가 실렸다. 수송기에서 하역한 이들 장비는 경기 오산 공군기지와 경북 왜관의 캠프 캐럴에 분산 보관됐다.

한미는 이들 장비가 한국에 도착하기 전 성주기지 반입 날짜를 신중히 택일했다. 5월과 6월 중으로 몇몇 날짜를 고르다가 최종적으로 5월 29∼30일을 택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6일 "반입 날짜는 한 달 전에 정해졌다"고 말했다.

이후 양국은 반입 날짜에 대한 보안 유지에 들어가 국방부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몇몇 고위인사들만 공유했다. 경호 등을 맡은 경찰에도 24시간 전 'D-day'가 통지됐다.

비밀 수송 작전 디데이인 29일 저녁 국방부 고위당국자들이 한 방에 모여 최종 실행계획을 점검했다. 30일 새벽 2시에 국회와 성주 주민단체 등에 반입 사실을 통지하기로 하고, 수송 작전 진행 과정을 면밀히 살펴봤다.

언론에는 새벽 4시 30분에 알리기로 했다. 그러던 중 경찰의 시위 현장 소음측정 차량이 성주기지 인근에 먼저 도착했고, 현장에 있던 주민들의 눈에 띄면서 기지 인근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장비 수송이 이뤄지는지 문의 전화가 폭주했지만, 국방부 측은 보안을 위해 응하지 않았다.

29일 저녁 10시 오산기지에서, 30일 새벽 3시께 경북 왜관 캠프 캐럴에서 각각 장비 수송 차량이 출발했다. 20여대의 차량에 실린 이들 장비는 30일 아침 6시 20분께 기지로 모두 반입됐다. 이어 기지의 노후 장비 반출은 오전 8시께 끝났다.

국방부는 이날 작업 전 중국 측에 사전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우려했던 사드의 성능 개량은 없었고, 노후 장비만 교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군이 현재 사드 성능 개량 작업을 하고 있어 주한미군 사드도 성능 개량이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현재 미국은 본토와 괌에 배치된 7개 사드 포대 전체를 대상으로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성능 개량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의 핵심은 사드 발사대를 포대(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와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해 사드의 요격 범위를 넓혀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포대와 떨어진 발사대는 원격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비했다. 이들 작업은 지난해 말 완료했다.

아울러 사드와 패트리엇(PAC-3) 포대의 탐지레이더 등 발사 시스템을 상호 연동 시켜 단일 발사대처럼 운용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통합되면 동시에 상·하층에서 적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고, 요격 대응 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드 장비로 패트리엇을, 패트리엇 장비로 사드를 발사할 수 있게 되면 적 미사일에 대한 상·하층 요격 효용성을 높일 수 있고, 요격 대응 시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측은 이 작업을 내년 상반기쯤 완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사드와 패트리엇(PAC-3 MSE) 요격미사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동시 요격하는 시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은 고도 10~20㎞, 사드는 50~150㎞에서 적 미사일을 파괴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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