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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방한 앞둔 靑…美 압박에 ‘고심’
한중관계 개선 속 G2 갈등격화 부담
정부 “美 구체 제안 없어” 사태 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공방 등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고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미국이 사실상 반(反)중국을 목표로 한 동맹에 한국의 참여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강대국간 갈등에 끼인 처지에 놓인 우리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뾰족한 출구는 없는 상태다. 당장 미중 갈등이 불러올 영향에 촉각을 세우면서 정확한 상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2일 “크리스토퍼 포드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가 지난해 방한했을 때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이 있다는 정도로 언급했다고 들었다”며 “그러나 미국에서 최근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안을 우리쪽에 제시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국무부 파트너인 우리 외교부 루트를 통해서 산업통상자원부도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며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의 발언에 대해 정확한 진위와 상황을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과 안보 위협 등을 거론하며 동맹들을 향한 반화웨이 전선 참여를 촉구했다. 특히 미국은 EPN을 비롯,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구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에 걸쳐 전방위로 중국 고립 전략 진행을 예고한 것으로, 한국을 향해 선택을 강요하는 모양새다. 특히 방위비분담금 협상 장기화로 한미동맹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 중국간 패권 전쟁 속에서 한국은 또다시 난처한 상황에 부딪힌 상황이다. 미국이 압박하는 동맹에 참여한다면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이 한국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데 대해 중국이 ‘한한령’ 등으로 맞서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이 떠안았다. 한국의 대중 교역 비중도 높은 것도 부담이다.

최근에야 중국과 화해무드가 형성되면서 한중 협력이 본격화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두차례 정상통화를 갖고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추진하는 등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양국 정상이 기업인 신속통로제가 협력의 모범사례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중국은 우리의 큰 시장이고, 가장 큰 수출교역국이다”며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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