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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화웨이 이용 말라” 한국 재차 압박
크라크 국무차관, 中과 거리 요구
“한국기업에 기회” 전방위 외교전
“120억弗 투자 TSMC, 좋은 친구”
G2갈등 국내경제 파장 더 커질듯

미국이 한국을 향해 중국 IT 기업 화웨이의 제품을 쓰지 말라고 거듭 압박했다. 화웨이의 반도체 조달 차단을 시작한 미국은 “한국 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전방위 외교전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로 미중 간 관계가 악화되며 우리 정부의 부담도 더 커지고 있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20일(현지시간) 유선으로 진행된 미 국무부 브리핑에서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미국은 이미 동맹국에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미국은 동맹국과의 민감한 외교 정보가 화웨이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중국 IT 기업 ‘화웨이’와 ‘ZTE’를 “믿을 수 없는 고위험 업체”라고 강조한 미 국무부는 화웨이사가 직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까지 언급했다. 미국이 내린 화웨이와의 거래 제한 조치를 우회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경고성 발언도 이어졌다.

코델 헐 미 상무부 차관보는 “화웨이는 미 상무부가 내린 조치가 완벽히 이뤄질 수 있도록 평가를 계속할 것”이라며 “법을 집행하는 부서는 미국의 조치를 우회하려는 모든 회사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대만 TSMC의 예를 들어 한국을 겨냥했다. 크라크 차관은 “TSMC가 12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발표했다. 미국은 좋은 친구인 TSMC에게 감사하다”며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조치”라고 극찬했다. TSMC는 미국의 제재 방침에 따라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과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라며 미국의 대중 제재 조치가 한국 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브리핑 직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화웨이 문제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안보 문제”라며 “동맹인 한국과 미국 사이에 큰 협력 기회가 열려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크라크 차관을 비롯해 코델 헐 미 상무부 차관, 크리스토퍼 포드 미 국무부 비확산 차관보, 이안 스터프 미 상무부 차관보 등이 참석해 중국 정부의 미국 수출 통제 우회 전략에 대한 대응 등을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서 크라크 차관은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은 중국 공산당의 은폐와 강압, 부패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전통적 동맹을 강조한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 구도에서 한국에 외교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화웨이 갈등이 시작됐던 지난해보다도 국내 경제에 대한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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