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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더스팟] 홈쇼핑에도 등장한 특급호텔, 호캉스 고객 늘면 위기 벗어날까
10%대로 떨어진 호텔 투숙률
기대할 건 오직 국내 ‘호캉스’ 고객뿐

룸 업그레이드·식사쿠폰에 투숙시간 늘려
호텔용품·F&B 사업도 적극적

‘스팟(Spot)’은 흔히들 ‘얼룩’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알아채다’는 의미로 아이들의 영어 동화책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특히 ‘온더스팟(On the spot)’이라는 상용어로 쓰이면 ‘즉시, 현장에서’라는 뜻을 가집니다. 온더스팟 코너를 통해 취재 ‘현장’에서 ‘알아챈’ 다양한 현상을 여러분께 ‘즉시’ 알려드리겠습니다.

밀레니엄힐튼 호텔이 최근 내놓은 듀플렉스(복층) 스위트 패키지. [밀레니엄힐튼 제공]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타격을 받은 산업은 바로 호텔이다. 출장을 가고(비즈니스고객) 여행을 다녀야(개인고객) 호텔에 고객이 들 텐데 코로나19 탓에 올스톱되다 보니 호텔에 고객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호텔들이 그나마 의지하는 고객은 바로 호캉스 고객. 그간 정부 차원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꺼렸지만 코로나19가 점차 잦아들고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자 방역 부문에서 고객들의 신뢰가 두터운 호텔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실제로 지난 5월 초 연휴 10%대까지 떨어졌던 제주·강원 등 지역 소재 호텔·리조트 투숙률이 80%대까지 뛰었고, 서울 시내 호텔 역시 50%를 넘어서며 간만에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좋았던 분위기도 잠시, 호캉스 고객이 일상으로 돌아가자 다시 호텔 투숙률은 10~20%대로 주저앉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호텔에서 안전하게 지내라’는 콘셉트로 룸 업그레이드와 식사 쿠폰, 체류시간 연장 등 다양한 혜택으로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홈쇼핑에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숙박권까지 등장하는 일도 벌어졌다.

문턱 낮춘 특급 호텔…스위트룸에 식사권, 최대 30시간 체류도
안다즈 호텔 이미지. [안다즈호텔 제공]

밀레니엄힐튼과 JW메리어트서울은 과감히 스위트룸 패키지로 고객들을 유인한다. 힐튼에서는 서울 시내 호텔에서는 보기 어려운 듀플렉스(복층) 스위트를, 메리어트는 루프톱 다음으로 럭셔리한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로 패키지상품을 기획했다. 추가 부담 없이 향수나 샌딩 서비스, 샴페인, 케이크에다 F&B(식음료) 상품권 혹은 식사권 등 수십만원어치의 상품도 얹어준다.

다른 업장에선 호텔 체류시간을 늘렸다. ‘3시 체크인·11시 체크아웃’ 공식이 깨지며, 24시간 심지어 30시간까지 호텔에서 머무를 수 있는 상품까지 생겼다. 롯데시티호텔과 글래드호텔, 파라다이스시티, 소노캄 등은 얼리 체크인과 레이트 체크아웃으로 고객의 호텔 체류시간을 30시간까지 늘렸다. 시내 대부분의 호텔도 24시간까지 머무를 수 있는 패키지상품을 최근 일제히 출시했다.

호캉스 고객 늘리면 ‘위기’ 넘나?…호텔, 수익구조 따져 봤더니
JW메리어트서울에서 스위트룸 패키지를 선택하면 제공되는 물품들. [JW메리어트서울 제공]

호캉스 고객들이 늘면 호텔업계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실 현재 국내 호텔들의 수익구조를 보면 불가능하다. 보통 호텔 매출은 숙박 대 F&B 비율이 6 대 4 혹은 7 대 3 정도다. 이 중 숙박은 70%가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기업고객이고, 나머지 20% 정도도 비즈니스 때문에 묵는 개인고객이다. 호캉스 고객은 기껏해야 10% 내외인 셈이다. 호텔 전체 매출의 7%가량인 호캉스 고객을 늘려봤자 전체 매출을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최근 호텔 내 F&B 매출 비중이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코로나19 확산에도 호텔 방역이나 위생에 대한 믿음으로 F&B 매출은 다소 증가했다. 특히 호텔들이 최근 드라이브인이나 배달 서비스에 적극 나선 것도 F&B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실제로 신세계조선호텔은 최근 F&B 매출이 숙박을 역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호텔 침구·디퓨저·어메니티 등 호텔에서만 쓰는 자체 제작(PB)상품을 찾는 손길이 늘고 있는 점도 좋은 징조다. 집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홈이코노미(Home Economy)의 확산으로 집에서 호텔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고객들이 늘어난 덕이다. 롯데호텔은 최근 호텔에서 쓰는 침구만 파는 ‘해온’ 매장을 열기도 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내부적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 국내여행은 해외여행에 비해 여행 지출에 쇼핑이 없거나 적다 보니 숙박에 더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국내 고객 눈높이에 맞는 고급 시설과 다양한 F&B로 고객을 유인해 일본처럼 국내 고객 비중을 늘린다면 위기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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