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연구위원 여연 문제점 토로
“보조금 30% 투자 충원·쇄신을”
사천·코로나19 등도 패배 원인
“총선 1주일 전인 4월7일, (미래통합당은)지역구에서 130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졌다. 비례대표는 20석으로 전망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이종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수석연구위원은 20일 통합당이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핵심 원인으로 ‘싱크탱크의 부실화’를 꼽으면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심재철 전 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통합당 총선 패배 원인과 대책은’ 토론회에서다. 통합당은 여연을 당의 공식 정책연구소로 두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 정당사와 미국 헤리티지 재단을 보면 알 수 있듯, 보수 정당의 재집권 전략에는 (탄탄한)싱크탱크가 핵심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금의 여연은 조직과 기능, 역할과 역량 등에서 문제가 많다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2010년 당시에는 상근 인력이 40명, 형식상으로는 100명이 넘었다. 예산 집행과 사업 수행도 수준급 민간 연구소에 견줄 수 있었다”며 “10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모 인사’의 ‘무뇌’ 싱크탱크라는 표현이 일정 부분을 대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박세일 소장(7대) 때 인력 충원, 조직 쇄신, 재정 개선으로 2007년 말 17대 대선과 이듬해인 18대 총선 때 (여연은)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한다”며 “당의 힘든 재정여건 중에서도 정당법에서 규정한 국고보조금의 30%는 실질적으로 여연의 사업 수행으로 집행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으로 공천 실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 미흡 등을 꼽는 인사도 상당수였다.
전영기 언론학 박사는 “기괴한 돌려막기 공천, 통합에 기계적으로 집착하는 공천 등은 유권자에게 감동을 줄 수 없었다”며 “지지층과 중도층은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을 기대했다. 하지만 ‘청년벨트’라는 콘셉트는 갈증 채우기에 부족했고, ‘사천’ 논란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미증유(未曾有)의 코로나19 사태가 선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며 “공포를 느낀 유권자들이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의 실정에도 견제보다 안정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심재철 전 원내대표는 “패배의 근본적 이유는 반성하지 못하고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공천 잡음, 막말 파동을 비롯해 정부여당의 이슈 선점에 견제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선택을 못 받았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