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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WHO, 中의 꼭두각시” vs 시진핑 “중국, 코로나 백신 개발시 공공재”
WHO 총회 안팎서 국제무대 주도권 신경전
‘불참’ 트럼프, 코로나19 책임 WHO 등 직격
WHO분담금 ‘4억5천만→4천만弗’ 삭감 시사
‘연설’ 習, 美 빈자리 메울 국제공헌으로 반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무대 주도권을 놓고 양보없는 신경전을 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위상이 흔들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 안팎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격했다.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책임론을 피해가며 국제공헌 약속으로 반격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A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제73차 WHA 관련,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다. 좋게 표현하면 중국 중심적”이라고 맹비난했다. 코로나19 발병·확산 저지에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고 중국 편향적인 행태를 보여왔다는 그동안의 시각을 유지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WHA 참석에 대해선 “오늘 연설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머지않아 하겠지만 (오늘은)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총회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시진핑 주석 등 주요국 정상이 연설을 했는데 WHO 최대 금전 지원국인 미국의 수장이 쏙 빠지고 장외에서 비판한 것이다.

WHO로 가는 돈을 중국 수준에 맞추거나 그보다 더 낮출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미국은 WHO에 연간 4억5000만달러를 주는 데 중국은 4000만달러 가량을 낸다”며 “우린 제대로 대우받지 않고, WHO는 나쁜 조언을 우리에게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4억5000만달러를 4000만달러로 낮추는 게 하나의 방안”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그것도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WHA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발병국 낙인을 벗기 위해 적극 나섰다. 미국의 빈자리를 백신·금전지원 방식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보건총회(WHA)의 화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AP]

그는 개막연설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중국이 개발해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개발도상국이 접근할 수 있도록 글로벌 공공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초고속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지만, 성공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자국민에게만 먼저 쓰는 ‘백신 민족주의’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 지점을 파고들어 중국이 국제사회의 더 나은 리더라는 점을 피력한 셈이다.

시 주석은 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는 데엔 더 큰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20억달러(약 2조4690억원)를 2년동안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점점 더 많은 나라가 중국 정부의 의무 충족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요구로부터 주의를 분산하려는 징표”라고 깎아 내렸다.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정보은폐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중국은 시종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지는 태도에 따라 즉시 WHO 및 관련국에 정보를 통보했다”고 했다. ‘중국보건기구’라는 오명을 쓴 WHO에 대한 지지의사도 밝혔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사무총장은 미국·호주 등 서방국가가 코로나19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최대한 적절한 시기에 독립적인 평가를 개시할 것”이라며 “포괄적인 평가가 되려면 모든 행위자의 대응을 전체적으로 아울러야 한다”고 했다.

총회의 화두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던 대만의 WHO 옵서버 자격에 대해선 코로나19에 집중하기 위해 연말로 논의를 미루기로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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