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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한 취준생 신세…‘그냥 쉰’ 청년 규모·체감실업률 역대급
청년 취업자 수, 2009년 이후 최대폭 감소
‘쉬었음’ 청년층도 역대 최대
체감실업률도 집계 이래 최고…일하고 있어도 사실상 실업 상태인 인구 급증
지난달 17일 시민들이 서울 성동구청 취업게시판 앞에서 게시물을 살피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하면서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 연령대에서 고용률 낙폭이 가장 컸고,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그냥 쉰’ 인구도 가장 많이 늘었다. 이런 상황 탓에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경기 위축에 직격탄 맞은 20대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만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365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만5000명 감소했다. 지난 2009년 1월 26만2000명 줄어든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청년층 고용률은 1년 전보다 2.0%포인트 감소한 40.9%를 기록했다. 2008년 11월 2.0%포인트 감소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른 세대와 비교해서도 낙폭이 두드러지게 컸다.

하지만 실업률은 되레 줄었다. 청년 실업률은 9.3%로, 1년 전보다 2.2%포인트 떨어졌다. 긍정적인 지표가 아니다. 취업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됐기 때문에 통계 착시가 발생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기업에서 채용이나 면접을 연기했고, 휴업·감원 등으로 구직활동이 어려웠던 탓”이라며 “특히 청년층에선 공무원시험 응시 등이 밀린 것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숨겨진 청년층 실업…쉬었음 인구 최대

실제로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이 아예 없어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층 인구는 46만6000명이다. 1년 전에 비해선 12만2000명 늘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2003년 1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20만명과 30만명 사이를 오가며 등락을 반복하던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지만 육아·가사 등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쉬고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를 일컫는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일을 하지 않고 구직 의사마저 잃은 ‘니트(NEET)족’에 가깝다. 공식 실업률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 상황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청년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26.6%로, 전년보다 1.4%포인트 늘어나면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실업자는 감소했지만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51만9000명 ↑), 잠재경제활동인구(25만8000명 ↑)가 크게 증가한 탓이다.

체감실업률은 취업을 준비하거나 불완전한 고용 상태에 있는 사람까지 실업자로 간주해 산출한 실업률을 뜻한다. 주 1시간 이상 아르바이트나 인턴, 가족 자영업을 돕는 등 무언가 일은 하고 있지만 넷 중 한 명 이상이 실업 상태라는 것이다.

향후 경력 개발에 악영향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구직활동 자체를 하지 못한 탓에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동시에 실업자 수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며 “장기 실업 상태가 지속되면 향후 청년층의 노동시장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경력 초기의 직장 선택이 향후 경력 개발을 좌지우지하는 경향 탓에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청년층 고용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10년 이상은 갔다”고 지적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첫 입직이 1년 늦을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에 비해 첫 입직 후 10년 동안의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불리한 경기 상황에 첫 직장 임금이 10% 낮아질 경우 경력 10년차 이후로도 고졸의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보다 임금이 10% 이상 낮거나 전문대나 대졸의 경우 전일제 취업률이 1%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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