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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편의 정치 ‘C·O·R·O·N·A 챌린지’
새로운 국제질서·국가권력…
전례없는 변화·혁신의 갈림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전과제

각자도생이냐 새로운 협력질서의 구축이냐, 행정권력의 비대화냐 새로운 견제와 균형의 달성이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사회도, 국가권력도 중대한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섰다. 전례없는 갈림길의 한편엔 탈세계화, 각자도생, 자국중심주의, 거대정부가 있다.

이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협력(Cooperation)적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개방성(Openness)에 바탕한 외교와 내치를 실현하며, 재정과 국가권력의 재균형(Rebalancing)을 달성하고, 국가 위기 극복의 구체적 성과(Outcome)를 내며, 새로운 경기부양 정책(뉴딜·New Deal)과 ‘인간 안보’를 위한 핵심 산업·자원의 자급(Autonomy) 체계 구축에 성공한 권력만이 지지를 받고,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는 진단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정치권력이 맞이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전 과제는 이들의 약자인 ‘C·O·R·O·N·A’로 요약된다. ▶관련기사 4·5면

▶협력과 개방=코로나19 사태로 양강인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고립주의·국수주의·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코로나19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포린 폴리시’에서 “코로나19는 개방성과 발전성, 자유가 퇴행하는 세계를 만들었다”며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정부의 잘못된 계획, 무능한 리더십의 조합으로 인해 인류는 전례 없이 우려스러운 길에 놓였다”고 했다.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처음에는 내셔널리즘을 강화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민주주의가 깨어나며 실용주의적이고 방어적인 세계주의를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키쇼어 마흐부바니 싱가포르 국립대학 교수는 미국은 세계화에 대한 신뢰를 잃었으며, 중국은 과거의 쇄국정책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세계화에 대한 믿음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 중심의 세계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19 이후 국제적 권력과 영향력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중심 이동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스티븐 월트 교수의 진단도 같은 맥락이다.

▶재균형과 성과=코로나19는 국가권력에 상시적인 ‘재난관리본부’로서의 새로운 위상과 역할을 부여했다. 강력한 방역국가·재정국가의 출현을 알린 것이다. 거대 정부, 행정권력의 비대화 전망과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전례 없는 예산을 투입하며 긴급 재정동원에 나섰다. 국가에 따라 군을 동원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조치도 잇따랐다.

이에 따라 더욱 중요해진 것이 재난에 맞서는 새로운 균형 재정의 달성과 의회권력의 견제다. 비대화된 행정권력의 실패가 국가와 국민의 삶을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과학과 경제 전문 관료, 즉 새로운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 곳곳에선 행정부 수장보다 보건 복지 관료가 더 신뢰를 받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우리의 경우 문재인 정부와 정은경 본부장이 이끄는 질병관리본부가 협력적 관계로 성공적인 방역을 이끌었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는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사이에 이견이 빚어지기도 했다. 행정관료와 의회, 기술관료집단의 권력 배분이 재난의 뉴노멀 시대에 맞도록 새롭게 조정돼야 할 필요성을 방증한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에선 좌우 이념 구도보다는 재난 극복, 경제 위기 돌파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능력이 정치세력에 대한 국민의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뉴딜과 자급=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규모 실업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찌감치 ‘한국판 뉴딜’을 선언하며 일자리 창출과 경기 부양에 나섰다.

세계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기존의 V자형이나 U자형이 아닌, 나이키 심벌 모양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이 가장 빠른 국가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를 이끌면서도 코로나19 사태에서의 진단키트와 마스크처럼 ‘인간 안보’의 핵심 산업과 자원은 자급 체계를 갖출 수 있어야 재난의 뉴노멀 시대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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