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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한 러시아의 코로나19 사망자 집계…푸틴, 감염 급증에도 제한 완화
11일 TV 연설서 ‘전국적 비작업기간’ 종료 발표
신규 확진자 1월말 이후 최대치…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13명
露 정부 ‘낮은 사망률’ 자찬에 전문가들 “실제는 3배 이상”
11일(현지시간) TV연설을 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TASS]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전염 확산 방지를 위해 내려진 봉쇄령 완화에 돌입했다. 뒤늦게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사망률이 낮은데다 적절한 대응조치로 더 큰 피해를 막았다는 것이 러시아 정부의 주장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코로나19 피해 공식 집계가 축소 보고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러시아의 성급한 제한 완화 움직임을 경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3월말부터 시행하고 있는 전국적 비작업기간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는 의료 시스템 정상화를 통해 수천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규제를 언제 해제할 지에 대한 결정권은 지방 정부에게 일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역별 역학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봉쇄령 유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조심스러운 단계별 출구가 될 것이며, 앞으로 길고 어려운 과정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유럽국보다 뒤늦게 코로나19 영향권에 진입한 러시아는 최근 9일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 이상 증가하고 있음에도,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러시아의 신규 확진자수는 1만1656명으로 지난 1월말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첫 감염자 발생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94명 증가한 2009명이다.

러시아 정부는 낮은 사망률을 근거로 공중 보건 리더십을 자찬해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의 사망률은 100만명당 13명 정도로, 의료지원이 부족한 국가들의 평균치인 36명에 훨씬 못 미친다. 러시아 소비자 보건감독당국 책임자인 안나 포포바는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사망률을 비롯한 러시아 당국의 공식 집계치가 실제 피해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실제 모스크바시가 공개한 사망자수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발생한 사망자는 지난 5년래 같은 기간 발생한 사망자 평균치보다 1700명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모스크바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사망자수인 642명을 훨씬 웃돈다.

러시아 국민경제·국가행정아카데미의 타티아나 미하일로바 연구원은 “정확한 숫자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계산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 실제 희생자수는 공식 사망자 수의 약 3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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