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마스크수업 해야 하나”
초등저학년 학부모들 반대 목소리
교육부가 학교에서 창문을 3분의 1 열고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고, 가정학습을 이유로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해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으로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등교 반대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 28일 만에 지역사회 확진자가 나온 데다 올 여름 폭염이 예고되면서 등교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기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은 백신도 없는데 등교수업이 꼭 필요하냐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는 7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경계’ 미만으로 내려갈 때까지 ‘가정학습’을 이유로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해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할 수 있는 사유에 ‘가정학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관련 지침을 개정하기로 함에 따라 사실상 ‘등교 선택권’을 허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체험학습은 연간 수업일수의 10% 가량으로 올해는 18일에 그치는데다 한번에 10일 연속 쓸 수가 없다. 코로나19가 하반기에 재유행할 수도 있는데다 올 여름 폭염을 앞두고 있어 섣불리 체험학습을 신청하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권 모(43)씨는 “올해 코로나가 다시 유행할 거라고 하니 체험학습을 섣불리 다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20일 등교를 시키기도 불안하다”며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튼다고 해도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위를 더 잘 타는데, 초등학교 1학년이 꼭 마스크를 쓰고 내내 수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발표에서 교육부는 당초 지침을 수정해 창문을 3분의 1 열면 에어컨 가동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벌써 찾아온 무더위에 몇 시간이나 마스크를 쓰고 수업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시 계양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 모(30)씨는 “올해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확진자가 또 생겼다고 하면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무더위에 등교해서 코로나19 감염이나 피부병, 두통, 호흡 곤란도 우려되니, 힘들어도 등교를 미루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더위 속 지역사회 확진자 등장에 등교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에 11만5000명 가량이 찬성한 상태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 유치원 우선 등교 반대합니다’에는 4만3000여명이, ‘등교선택권을 보장해주세요’에는 2만2000여명이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장연주·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