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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취학전 불시착 기억나" 육군 항공장교父子 탄생
오병남 준위 특전사서 항공장교 선발
아들 오정환 대위 작년 항공장교 선발
부자가 육군 코브라 헬기 조종 맡아
전우로서, 스승과 제자로서 의견교환
아들 오정환 군의 초등학교 입학식을 찾은 오병남 준위.[사진=육군]
코브라 헬기에 함께 탑승한 육군 항공장교 부자.[사진=육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코브라 헬기를 조종하는 육군 항공장교 부자(父子)가 탄생했다.

7일 육군에 따르면, 오병남 준위(52)와 그 아들 오정환 대위는 30여년의 시차를 두고 군에서 항공장교의 길을 걷게 됐다.

아버지 오 준위는 1987년 부사관으로 입대해 특수전사령부에서 4년 간 근무 후 항공장교로 선발됐다. 이후 야전에서 코브라 헬기 조종사와 육군항공학교 비행교관을 거치며 육군 헬기 베테랑 조종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월 5000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한 그는 현재 육군시험평가단 감항인증실 소속으로 33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기 위한 전직지원교육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항공장교로 선발된 아들 오정환 대위는 현재 7군단 17항공단에서 아버지와 같은 코브라 헬기 조종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군복에 나란히 같은 병과 마크를 단 전우로서, 또한 스승과 제자로서 새로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인 오 준위는 아들이 걸어가야 할 험난한 길에 걱정이 앞섰지만 지금은 항공장교라는 자부심으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오 준위는 "아들이 직업군인의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 뿌듯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33년간 경험한 항공장교의 삶이 녹록치 않았기에 걱정이 됐다"면서 "비상발령에 부대로 복귀하는 아버지의 차를 뒤쫓아오던 아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아들인 오 대위는 "군인의 삶을 몸소 보여주신 아버지가 계셨기에 저도 항공장교로서의 꿈을 꿀 수 있었다"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항공장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릉대침투작전 등 다수의 작전과 재해재난 현장에 투입돼 활약한 오 준위는 임무 중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했다. 특히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을 1년 앞둔 지난 2000년의 사고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달빛마저 없는 칠흑같은 밤 임무수행에 나선 오 준위는 엔진 고장으로 불시착 위기에 몰렸지만, 다행히도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한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항공기 사고 예방에 기여한 조종사나 정비사에게 수여하는 '웰던상'을 받았다.

오는 7월 전직지원교육을 받을 예정인 그는 현재 육군 시험평가단에서 감항인증 업무를 맡고 있다.

감항인증 업무란 군용 항공기의 비행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인증 업무로, 오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방위사업청에서 자격을 부여받아야 가능한 항공기술 전문 분야로 육군에서는 이 분야 자격자가 16명에 불과하다.

오 준위는 "감항인증을 마친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제가 확인한 항공기를 제 아들과 후배들이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군 생활을 마치는 그날까지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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