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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C, ‘아시아나 포기’ 시나리오 땐…재매각 난항
유상증자·회사채 등 자금조달 올스톱
에어부산·에어서울 분리매각 시나리오도 여전
매각 불발시 산은 떠맡는 구조 될 가능성도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매각 포기 시나리오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여객 수요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보이지 않는데다, 유상증자 등 자금 수혈도 번번이 미뤄지면서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아시아나가 재매각에 나온다고 해도 냉랭한 시장 상황에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이후 사업 시너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건설업과 항공업 사이 영업 관련성이 작고, 두 사업 모두 경기순환에 취약한 특성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례 없는 코로나 상황임에도, 2조5000억원이라는 매각가 재협상 여지는 거의 없고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 방안도 줄줄이 늦어지면서 이미 지불한 2500억원 가량의 이행보조금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아시아나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일자를 변경했다. 그러면서 일정을 명시하지 않고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부터 10일이 경과한 다음날 혹은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연기한다고 밝혀 매각 포기설을 부추겼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재매각으로 시장에 다시 나온다고 해도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아시아나가 지난해 12월말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8655억원이고, 총차입금은 7조4937억원에 이른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1386.7%로 일년 전(649.3%) 보다 2배 가량 급증했다. 작년 연말 기준 현금성자산으로 1942억원에 불과한데, 아시아나는 매달 2000~3000억원 가량 리스료와 주기료(항공기 주차료) 등 고정비를 지출하고 있다.

반면 자금 수혈은 막다른 골목에 부딪혔다. 코로나19로 주요 출자자들(LP)들이 위축되면서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계획이 중단되면서다. 이는 단지 항공업계 뿐 아니라 전 업종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경향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원만한 매각 진행을 전제로 지원을 약속한 1조7000억원 또한 매각 실패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저비용항공사(LCC)를 매각해 일부 자산을 유동화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산은 등 채권단은 지난해 아시아나 인수가 불발되면 5000억원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산은 자회사로 두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면서 “하지만 매각이 불발되고 산은이 떠안는 것 보다 출자전환을 통해 HDC현산의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라며 협상 여지를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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