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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 물류창고 화재원인 오리무중 “발화 지점·불꽃작업 흔적 찾아야”
경찰, 6일 추가 현장감식 예정…“수사보다 화재원인 파악이 우선”…합동분향소엔 유가족 통곡소리만
무려 38명의 사망자를 낸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참사가 발생 1주일이 다 돼 가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경찰은 사고 현장의 안전 조치 등이 적절했는지 등을 수사하는 것보다 화재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보고 있다. 특히 정확한 발화 지점, 용접 등 불꽃 작업의 흔적을 찾는 것이 이번 화재 원인을 파악하는 실마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천 화재 수사본부는 소방 등 관계기관들과 이미 두 차례 진행한 현장 감식을 오는 6일 한 차례 더 진행한다. 소방당국은 우레탄 작업 등으로 쌓인 유증기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하 2층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내부가 불에 심하게 타 정확한 발화 지점이나 용접 등 불꽃작업의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이 추가 현장 감식을 결정한 이유는 화재 원인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히 현장의 안전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수사하는 것은 의미가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경찰은 화재 직후부터 이날까지 건축주, 시공사 등 공사 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누구도 입건하지 않고 있다.

화재 당시 현장에 안전관리자가 있었는지, 설계도면대로 공사가 진행됐는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안전관리자 배치 여부에 대해서는 공사 업체 측은 배치했다고 주장한 반면 일부 현장 근로자들은 배치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이 나와야 누가 잘못했는지,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따질 수 있는데 아직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어떠한 판단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추가 감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경기 이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참사 관련 합동 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여전히 슬픔에 잠긴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일찍부터 방문한 친지들와 지인들의 조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오전 7시께 분향소에서 만난 유가족 강모 씨는 향을 피운 뒤 눈물을 훔쳤다. 그는 “많이 묻지 말라. 이미 다 나온 얘기 아니냐”며 “유가족대표회에서 오늘(4일)이나 내일(5일) 중 기자회견 할 거니(기다려라)”라고만 했다.

오전 8시가 가까워지자 희생자의 지인들의 조문이 잇달았다. 지인들은 두세 명씩 찾아와 헌화를 한 뒤 아는 희생자의 얼굴을 찾으며 애써 울음을 삼켰다. 가끔씩 큰 소리로 통곡하는 소리가 분향소에 메아리쳤다.

이천시 관계자는 “유가족들은 (사고 원인 규명과)시공사 측과 보상 문제 등의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유가족 휴게실에 머물며 하루 한 번씩 분향소를 들여다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향소에는 현재 유가족과 지인만 조문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3일까지 희생자 신원이 모두 확인된 만큼 유가족들은 이날부터 일반인 조문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천=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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