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행진이 계속됐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향후 실적 개선 및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누적 순매수 금액은 7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매출액은 20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6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46.4%나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수혜도 봤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의약품 생산 중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위탁생산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 제약사인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와 3억6224만달러(4418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맺으면서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반대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업에 직격타를 맞은 소비·유통 관련주가 외국인의 장바구니에 담긴 것도 눈에 띄었다.

이 기간 외국인은 LG생활건강과 신세계의 주식을 각각 440억원, 298억원어치씩 순매수했다. 분기 실적이 공개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호텔신라 주식도 25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앞선 주가 낙폭이 컸던 만큼 향후 반등을 기대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높은 신세계·호텔신라 등의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회복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 외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는 그룹 지주회사 한진칼(723억원) 역시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투자한 종목들은 주가도 크게 올랐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4월 월간 주가 상승률은 평균 20.8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0.99%의 2배에 가깝다. 반면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은 평균 6.17% 오르는 데 그쳤다.

한편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9조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순매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3월 5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는 무려 30거래일 연속으로 '팔자'를 이어가면서 역대 두 번째로 긴 순매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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