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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자형 경기침체 현실로…실물경기 벼랑끝으로 내몰린다
통계청 ‘3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경기 동행·선행지수 10년來 최대 폭 ‘급락’
글로벌 공급망 훼손…수출 등 타격 불가피
정부 “모니터링 강화…위기극복 역량 결집”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3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국내 경기흐름이 급격하게 꺾이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2월의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일부 지표가 반등하기도 했으나, 경기종합지수가 급락하면서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뚜렷한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제 중심부에선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우리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훼손돼 수출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상당기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L자형’ 경기흐름이 예상되고 있다.

3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지표는 현재와 향후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종합지수 동행 및 선행지수다. 이 두 지표 모두 금융위기 이후 10여년만의 최대폭 급락했다.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 하락하며 12년 1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현재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2포인트 급락해 11년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경기 선행종합지수는 건설과 기계 수주액·경제심리지수 등 경기순환에 앞서 나타나는 7개 지표를 종합해 산출하며, 동행종합지수는 생산·소비 등 실제경기와 같이 움직이는 7개 지표를 종합해 산출한다. 순환변동치는 각 지표에서 추세변동분을 제거함으로써 경기국면 전환점 파악에 활용된다.

이들 두 지표의 순환변동치가 동반 급락했다는 것은 국내경기가 급격하게 꺾여 침체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국내 경기는 2017년 9월을 고점으로 하강국면에 진입해 지난해 후반 반등을 시도했으나 올해초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꺾인 상태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는 일시 반등 후 재침체를 의미하는 ‘더블딥’에 빠진 상태에서 침체가 장기화하는 ‘L자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수출이다. 소비 등 내수가 이미 큰 타격을 받은 상태에서 경제의 핵심동력인 수출이 침체에 빠질 경우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미·유럽 등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에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산유국 등 신흥국까지 휘청이면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하루평균 수출액은 1월에 4.6% 늘었으나, 2월(-11.9%)에 이어 3월(-6.4%)과 4월(1~20일 기준 -16.8%)까지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고, 감소폭도 대폭 확대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번주초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대외 경제환경 악화와 관련해 “무엇보다 세계교역이 급감해 수출 중심의 우리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동시에 경기부진 및 기업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고용대란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실업대란이 현실화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많고, 이렇게 될 경우 소비 등 내수에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이전까지는 응급처방에 불과한 한계가 있다.

기재부는 “3월 산업활동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소비·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지속됐을 보여주었다”며, “향후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라 수출 등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발표된 특단의 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가운데 경제 중대본을 중심으로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경제위기 극복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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