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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베를린 기차표 61만5427원’…동해북부선 기념식 열려
야당 의원도 “동해북부선, 유라시아대륙과 연결 가능”
사업비 2조8500억원 투입…남강릉~제진 단선 건설
정부는 27일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계기로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고성 공동취재단·신대원 기자] ‘강릉→제진→원산→베를린 영수액 615,427원’

정부가 27일 4·27 판문점선언 2주년에 맞춰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개최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 참석자들이 받아든 ‘기념 승차권’에 표기된 문구다. 승차권에는 ‘동해선에서 유일하게 단절된 구간(강릉~제진, 110.9㎞)을 연결하여 한반도 평화·번영,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나아갑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문구가 함께 적혀있었다.

▶6·15와 4·27 의미 반영한 상징적 금액=그러나 이날 강릉부터 베를린까지 운임으로 표기된 금액은 상징적 액수다. 손병석 철도공사 사장은 “동해북부선 추진을 기념하기 위해 승차권을 발행했는데 강릉, 제진, 원산을 거쳐 베를린까지 61만5427원”이라며 “의미는 6·15 남북공동선언과 4·27 판문점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이어 “운임은 원래 120만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기념식에서 상징적인 의미이긴 하지만 베를린행 열차 승차권을 받아든 주민들의 기대감은 작지 않았다. 김은지(고성군 대진고) 학생은 “비행기를 안타고 더 좋을 것 같다”며 “철도가 연결된다면 가족과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명철 고성군 현내면 번영회장은 “대단히 고맙고 감사하다”며 “꽤 오랜 세월 동안 강릉에서 제진 북부철도가 연결되기를 고성주민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했다. 또 “철도가 북한까지 연결되면 거의 통일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들도 동해북부선 추진 결정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했다. 이번 총선에서 강원 강릉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권성동 의원은 축사를 통해 “동해북부선이 완공되면 동해안 철도망이 완성되고 유라시아대륙과의 연결이 가능해진다”며 “문재인 정부도 그렇지만 역대 모든 정부의 꿈이 실현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완성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로 인해 우리 강원도의 경제활성화뿐만 아니라 관광기반이 확대된다”며 “동해북부선이 더 빨리, 더 멀리, 더 강하게 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속초·인제·고성·양양을 지역구로 하는 이양수 미래통합당 의원도 “동해북부선이 되면 그동안 아주 낙후됐던 강원도 북부지역 경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정부의 결단이 우리의 마음을 녹여준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강원북부 경제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유럽과 연결해 전체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면서 “북한의 개방과 남북간 평화가 한층 두터워질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과 이 의원은 동해북부선 추진에 기여한 김연철 통일부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을 향해 이르면 내년 말로 예상되는 착공 때까지 장관으로 남아달라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내년 말 착공 목표…속도감 있게 추진”=김연철 장관은 기념사에서 “동해북부선 건설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한반도 뉴딜’ 사업”이라며 “이로써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중심축 중 하나인 환동해경제권이 완성돼 대륙과 해양을 잇는 동해안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은 이어진 축사를 통해 “동해북부선 사업은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남북철도협력을 준비하는 사업”이라면서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만큼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두 장관은 기념식 뒤 과거 이용하던 동해북부선 배봉터널을 둘러보고, 시민들이 모금해 기증한 침목 증정식에도 참석했다. 김연철 장관과 김현미 장관은 침목에 각각 ‘동해북부선 연결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넘나드는 상상력의 시작’, ‘다시 이어지는 동해북부선 한반도 평화번영의 출발’이라는 글귀를 적고 서명했다.

동해북부선은 강릉에서 제진역을 잇는 종단철도로 1967년 노선이 폐지된 후 현재까지 단절된 상태로 남아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규추협)를 열고 남북협력사업으로 인정하면서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의 길이 열렸고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총 사업비 약 2조8520억원을 투입해 향후 사업계획에 따른 적정성 검토와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사업 규모를 최종 확정한 뒤 남강릉역에서 제진역까지 총 110.9㎞ 구간 동해북부선을 단선 전철로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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