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떠들썩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촉발시킨 CNN 보도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신변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CNN 보도는 부정확한 보도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틀 전 같은 질문에 “우리는 모른다”고 언급한 것보다 진전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CNN의 미국이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과 관련한 첩보를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오래된 문서를 썼다고 말해 해당 보도가 김 위원장의 최근 건강상태를 토대로 작성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오래된 문서에 대해 추가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의 발언은 과장을 즐기는 특유의 스타일과 함께 불편한 관계에 놓인 CNN방송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브리핑 도중 CNN방송을 겨냥해 노골적으로 ‘부정확한 방송사’라고 지칭하는가하면, CNN방송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심중한 비핵화 협상 상대인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이상설을 부인한 것은 향후 경우에 따라 대북정보망 부실 논란은 물론 전반적인 외교안보정책 신뢰 추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보당국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최근 건강상태와 관련한 중요 정보를 보고받았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선 미 정보당국이 정보자산을 동원해 강원도 원산에 체류중인 김 위원장이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을 포착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한국 정부의 입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전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는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뒤 김 위원장이 지방에 체류하면서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정군도 비상경계 등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가 23일 김 위원장 방러 1주년을 맞아 화환을 전달했다고 전해 김 위원장이 정상적으로 국정을 수행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