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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거돈 부산시장, 여직원 성추행 ‘전격사퇴’(전문)
“5분간 면담과정서 불필요한 신체접촉 인정”
공석된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울먹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직원 성추행 논란으로 시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네 번째 도전 끝에 2018년 부산시장에 당선된 그는 임기 절반도 못 채우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됐다.

오 시장은 23일 부산시청서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면서 “350만 시민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크기에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한사람과 5분간의 면담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그러한 신체접촉이 강제추행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체접촉의 경중 여부를 떠나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시민께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피해자 여성에 대한 참회의 심정도 거듭 밝혔다. “한 가지만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다시 말을 이어간 오 시장은 “피해자 여성이 또 다른 상처를 받지 않도록 이 자리 언론인들을 포함해 시민께서 보호해 달라.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고 사죄했다.

오 시장은 “3전 4기의 각오로 시장이 됐다”는 말을 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서 참 잘해내고 싶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 달라”고 끝을 맺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21대 총선 하루 전인 지난 14일 연가를 냈고, 선거 당일인 15일도 비공개 투표를 했다. 이후에도 부산시청으로 출근은 했지만,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사퇴 이유에 대해 당시 부산시 측에 “일신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부산지역 정가와 부산시청 안팎에서는 그의 사퇴 사유를 두고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한편 오 시장의 사퇴로 공백이 된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 치러진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부산시로부터 시장 궐위 통보문이 공식 도착하면 보궐선거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오 시장 사퇴가 확정되면 보궐선거일은 내년 4월 7일이 된다.

선관위는 내년 3월 8일 이전에 사퇴 등의 사유로 시도지사, 광역 단체장 자리가 궐위(직위나 관직 자리가 빈 상태)되면 내년 4월 첫 번째 수요일인 4월 7일 보궐선거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록은 올해 12월 8일이며 공식 후보등록은 내년 3월 18∼19일, 선거운동 기간은 3월 25일∼4월 6일까지 13일간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전문〉

"부산시민 여러분,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됐었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을 이루지 못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또한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저는 한사람에게 5분 정도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들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써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합니다.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며 살겠습니다. 아울러 시민의,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습니다. 한 가지만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피해자분께서 또 다른 상처 입지 않도록 언론인, 시민 여러분께서 보호해주십시오.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습니다. 저는 3전 4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하여 참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너무 죄송스럽습니다마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해주십시오. 시민 여러분께 너무 죄송합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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