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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신흥국은 부도위기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혹자는 우리나라가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며 국가부채 부담에서 자유롭다고 한다. 그러나 자꾸만 늘어나는 예산을 보면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신한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최근 자금흐름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가에서 올해 2160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전망했고 지난 한 달에 이들 국가에선 83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뷰에서 IMF회원국의 절반이상의 국가가 금융유동성 부족으로 IMF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교역량이 줄어들고 보유자원의 가격이 떨어지고 관광객마저 멈춰서니 신흥국가들의 경제는 일파만파의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 IMF 회원국 189개 국가 중에 90개 국가 이상이 대금결제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IMF를 찾으니 이들의 생사가 IMF에 달렸다.

유동성 부족을 대비해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 못한 나라들은 믿을 곳이 IMF밖에 없으니 너도 나도 손을 내민다. 우리나라도 이 대열에 설 뻔했다. 미국이 전격 통화스와프의 손을 건냈으니 망정이지 불안감에 연쇄적으로 손털고 나가는 외부투자자들을 막을 길이 없었다. 사실 미국의 통화스와프 제의는 자국의 달러방어와 신흥국가들의 금융 위기를 막고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일부 신흥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에 우리나라가 포함된 것이다.

요동치던 환율이 겨우 자리를 잡고 있지만 언제 다시 올라설지 모른다. 코로나로 인한 세계경제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IMF가 회원국의 절반이상 국가의 금융위기를 막아 줄만큼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도와주지 못하면 신흥국가들의 연쇄 부도가 시작될 것이고 이로 인한 혼란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도미노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국가부채에 부담을 가져야 한다. 언제든 유동성 위기에 흔들릴 수 있음을 알고 미리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 몰아치는 세계경제위기는 실물과 금융이 복합적으로 엮여 어떤 식으로 훅이 들어올지 모른다. 승승장구하던 경제발전 상황도 아니고 시름시름 시들어가는 경제에 주력수출품도 속도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우리의 경제적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거 우리가 겪었던 IMF를 생각하고 외완보유고가 많다고 안심하라는 말을 할 것이 아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커졌다. 지금 IMF에 도와달라고 목메지 않은 것은 우연이다. 미국과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지 않았다면 우리 경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세계는 급격한 수요 감소로 서로 원자재 값을 낮추고 역대급 이자율로 투자를 조장하지만 좀처럼 경기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저금리를 유지하다 못해 마이너스 금리를 제공하지만 기존의 플레임에서는 이를 포용하지 못한다.

수요를 만나지 못하니 공급이 늘어나도 가격이 맞아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펀더멘탈이 강력한 체계는 버티기로 견딜 것이고 펀더멘탈이 빈약한 체계는 회오리바람에 통째로 날아가는 혼란의 시간이다. 위기가 바로 곁에 서 있다. 태풍의 눈에 서 있어 지금 태풍이 불고 있음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통화를 풀어도 경제가 수용하지 못하니 눈앞에서 시들어가는 경제를 보고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겪어 보지 못한 상황에 지체할 틈이 없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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