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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코로나 블루’, 한템포 쉬어가는 계기되길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직접만나서 하던 활동들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외부 모임이 줄어드는 대신 집에서의 생활이 늘어났다. 이렇게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은 대인관계의 모습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됨으로써 여러가지 정신적, 심리적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우울증의 일종인 ‘코로나 블루’ 때문이다.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우울, 불안, 무기력 등의 정신증상은 결국 그동안 지속해오던 사회활동 및 신체활동이 줄어들어서 발생하는 것이다. 우울과 불안증상이 가장 많으며, 무기력하거나 힘이 없는 느낌, 심해지면 무감동, 무가치감 등이 올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심한 공포 때문에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도 있다. 대개 이런 증상이 2주이상 계속되면 ‘주요 우울증’이라고 하여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물론 코로나 블루 증상은 대개 약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하더라도 짧은 시간에 나타났다가 다시 약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본인이 이러한 증상으로 힘들다면 전문가를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코로나19에 대한 일반 국민의 불안수준은 전체적으로는 정상적으로 나타났지만, 중증도 분포에서 48%의 국민은 가벼운 수준 이상의 불안을 느끼고 있고, 19%는 중증도 이상의 불안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즉, 5명 중 1명 정도에서는 적극적인 심리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가벼운 수준의 우울감이나 불안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현재 일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코로나 블루의 증상은 대부분 정상적인 반응일 것이다. 따라서 본인의 증상에 대해 너무 심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과한 불안을 줄이고 싶다면 코로나에 대한 무분별하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적절하게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려 노력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우울감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기보다는 평소의 부족했던 식구들과의 소통시간을 많이 가지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집에서 혼자만의 여유 시간을 잘 보내는 것만큼 적절한 정도의 사회적 자극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므로, 이번 기회에 그동안 뜸했던 친구, 친지, 동료에게 전화나 이메일 같은 것으로 안부를 묻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더 나아가 신체적으로는 집에서도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활동이 많이 줄어든 만큼, 간단한 운동뿐만 아니라 스트레칭, 복식호흡, 요가 등을 하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국민이 아직 힘들어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러한 시민의식이 우리가 키워온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각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마냥 우울해하기보다는 나의 몸과 심리상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돌보는 것도 필요하다.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바쁜 삶에 지쳐있던 국민에게 한 템포 쉬어가며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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