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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선거’ 속 자가격리자 높은 투표율…일부 일반유권자와 동선겹쳐 ‘옥에 티’
1만1151명 참여, 전체 18% 해당
별도 설치 ‘기표소’ 관리소홀 ‘구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자가격리 중인 인천지역 유권자들이 15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신대초등학교에 마련된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

4·15 총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가격리됐던 유권자 1만여 명이 투표소로 향했다. 시차를 두고 출입구를 달리해 일반 유권자와 동선을 분리했지만, 그렇지 않은 투표소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후 5시40분께 찾은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 체육관에 마련된 원효로2동 제3투표소. 체육관 입구 왼쪽에 자가격리자를 위해 설치된 임시 기표소가 마련돼 있었다. 입구 중앙을 통해 여전히 투표를 하러 온 일반 유권자들이 오가고 있었다. 오후 5시44분께, 기존 투표소에 있던 투표 사무원과 용산구청 공무원이 하얀색 방진복을 갈아 입고 나타났다.

5분 후쯤 중년 남성이 투표소에 도착했고 이어 고글, 선캡까지 갖춘 여성 한 명도 나타났다. 방진복을 입은 선거 사무 관계자들은 성심여고 교정 중간 나무 아래 벤치에 자가격리자 두 명을 떼어 앉혀 대기시켰다. 이들은 투표소인 체육관 앞에서 직원의 안내를 받고 일반 유권자들과 분리됐지만 정문에서 투표소까지 70여m를 혼자 이동해 왔다. 이들은 각각 약 30분 만인 오후 6시10분께 투표를 종료하고 귀가했다.

원효로2동 제3투표소가 일반 유권자와 자가격리자의 동선이 겹친 투표소였다면 서울 종로구 이화동 제1투표소는 출입구부터 다르게 해 투표소 내에 양측이 부딪힐 가능성을 줄인 투표소였다. 이 투표소의 경우 일반 유권자는 상명대 예술디자인센터(이하 센터) 건물 안에 기표소를 설치한 반면 자가격리자는 센터 주차장에 흰 천막을 쳐 마련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했다. 이 투표소에서는 자가격리자 4명이 투표했다. 이들이 투표장에 머문 시간은 10~30분 사이, 투표소에 머무는 동안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자가격리자들을 주시했다.

원효로2동 제3투표소와 이화동 제1투표소에 들어서는 자가격리자 모두 투표장까지 걸어 들어왔고 귀가할 때에도 감독하는 사람없이 혼자 귀가했다. 투표소까지 일부는 자차로, 일부는 도보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효로2동 투표소의 경우 임시 투표소가 사람들이 바로 붐비는 인도와 바로 연결돼 있었다. 오후 6시10분께 이화동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자가격리자 남성은 10분 이상을 도보로 걸어갔다. 남성을 안내하는 구청 직원이나 투표소 사무원은 없었다. 남성이 걸어가는 길에는 행인 20여 명이 보였다. 임시 기표소와 바로 연결된 길은 5m 정도 너비로, 사람이 붐벼 방역당국의 지침인 ‘2m 간격 유지’가 힘들어 보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투표를 한 자가격리자들은 총 1만1151명이다. 5만9918명 중 18.6%가 투표를 한 것이다. 자가격리 기간에도 한 표 행사에 나선 것은 높은 투표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투표장을 찾은 사람들은 “코로나로 불안하지만,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투표 당일 종로구 이화동 제1투표소에는 새벽부터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투표 개시 전인 오전 5시 30분부터 투표소로 몰려들었으며, 대기하는 줄이 80m 정도나 됐다.

박병국 기자, 유동현·주소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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