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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 ‘노쇼’·“앱 자꾸 꺼져”… 자가격리자 관리 곳곳 구멍
서울 중구 “외국인 자가격리자 중 15% 연락처 공백”
예약한 호텔 기재 후 예약 취소하는 사례까지 발생해
관련 앱도 불안정…“방에서 속옷 입고 인증해야 하나”

서울 마포구청 직원과 경찰관이 자가격리자 집을 불시에 찾아 점검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제공]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유동현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50명대 이하로 확인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속출하는 이탈 사례와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앱)의 불안정성 등 곳곳에서 자가격리자 관리의 허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자가격리 대상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어, 관리 소홀로 인한 감염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외 입국자 중 일부의 ‘연락처 공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는 이날 기준 해외입국자 383명 중 연락처를 기입되지 않고 공백으로 낸 사람이 20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19건이 외국인으로, 중구 소재 외국인 자가격리자 124명 중 15.3%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구청 관계자는 “연락처가 공백으로 기재된 20명은 조만간 경찰에 소재 파악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입국자가 항공기 내에서 작성하는 입국신고서와 보건소에 제출하는 서류상 주소지가 다른 점도 자가격리 관리에 걸림돌이다. 지난 3일 서울 중부경찰서는 자가격리를 위반한 외국인 4명의 소재 파악을 요청받았다. 이들 4명은 지난달 27일 확진자와 함께 비행기를 탄 밀접접촉자로 관리대상자로 분류됐다. 이들 중 태국인인 2명은 예약한 호텔을 당일 취소한 ‘노쇼’ 사례에, 공항에서 작성한 연락처가 거짓말로 밝혀져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특히 명동 쪽에 외국인들의 호텔 노쇼 사례가 많아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허위로 주소지와 연락처를 기재한 자가격리자 중 무단으로 이탈하는 사례도 발생하면서 ‘관리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4일 서울동부지법은 자가격리를 두 차례 위반하고 사우나와 음식점 등을 방문한 A(68·서울 송파구 거주) 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0일 미국에서 입국하면서 주소와 전화번호도 허위로 기재했다. 법원은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구속 사유가 있다”며 A 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5일 경기 군포시에서는 자가격리 기간 중 무단으로 외출을 한 50대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자가격리 앱이 깔린 휴대전화를 자택에 두고 미술관, 마트 등 여러 곳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포시는 외출에 동행한 부부의 딸 등 일가족 3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기 군포경찰서에 고발조치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자가격리 관리 앱’의 불안정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는 ‘집에 발 들인 이후로 한 발짝도 나간 적이 없는데 담당 공무원한테 연결이 안 된다고 한 시간에 한 번씩 연락 온다.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는 글을 게시했다.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의 리뷰에 한 이용자는 지난 14일 ‘(집에 있는 데도)자꾸 이탈로 보고가 돼 일요일 새벽에도 담당 공무원한테 연락이 온다. 방구석에서 속옷만 입고 있는 모습 인증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개인 단말기에서 정보를 5분에 한번 씩 송출하는데, 그때 잘못된 값이 올 때가 있다”며 “시스템 자체가 아닌 단말기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심밴드를 도입하게 되면 기존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과 연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앱도 같이 기능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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