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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개강’ 대학가 “우리 학교는 왜 절대평가 안하나” 잇단 불만
온라인 개강 한달…학생들 “수업방식 모호…성적산정 기준은 바뀌지 않아”
교육부 “학사관리는 각 대학몫”…대학들 “코로나19 추이 살피며 검토할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주요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지 이틀째였던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주소현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온라인 개강을 이어간 지 한 달이 되면서 성적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전면 수정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다만 일부 대학이 상대평가를 고수,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강에 따라 대학들에 학사 운영에 대해 완화된 안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성적 평가 방식 자체는 대학 자율이라는 입장이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코로나19와 온라인 개강 여파로 절대평가를 실시하기로 한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세종대, 숭실대 등이다. 고려대는 본래 절대평가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화여대는 교수의 재량에 맡겨 두고 있다.

반면 한양대, 성균관대, 건국대, 한림성심대, 영남대, 조선대, 대전대 등은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예년과는 변형된 성적 평가 방식을 내놨지만, 상대평가 기준을 일부 완화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처럼 상대평가를 고수한 대학의 재학생들이 불만을 표하며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고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각종 어학·자격증 시험이 연기‧취소되면서, 취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학점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2) 씨는 “수업 방식은 모호해졌는데, 성적 산정 기준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학교에서 내놓은 혼용안도 기존 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안을 보면)결국 A학점은 40% 이상 줄 수 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절대평가까지는 안 하더라도 변화를 주려면 적어도 A(학점) 비율을 늘려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림성심대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실습 수업을 제대로 못 듣고 온라인 강의만 듣고 있는데, 이것으로 어떻게 성적을 평가할지 모르겠다”며 “이대로 성적을 평가한다면 얼마나 리포트를 깔끔하게 작성할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받을 것 같다. 5월에 대면 강의를 시작한다고 해도 학기 절반을 온라인으로 했는데, 상대평가로 평가하는 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양대가 발표한 올해 1학기 성적 평가 방식. [한양대 홈페이지 캡처]

특히 교육부가 지난달 “코로나19 대응에 따라 대학의 학사 관련 조치로 인해 교육부가 실시하는 평가. 감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절대평가로 전환한 대학들이 많아지면서, 상대평가를 고수하는 대학 재학생들의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이번 학기에 한해 절대평가를 가이드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부 측은 학사 관리에 대해 “교육당국이 절대평가 여부나 상대평가 비율에 대해 정해 놓을 수는 없다.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학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대학이 교육부의 방침에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따라 대학을 A~E등급으로 나누고 B등급 이하 대학들에 대해 지원금을 줄이는 등 공격적으로 평가해 왔다. 당시 평가 지표 중 수업 관리‧학생 평가 부문이 100점 만점중 12점을 차지하면서, 한양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의 상대평가 도입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학사 관리는 각 대학의 몫”이라는 교육부의 입장과, 어쩔 수 없이 교육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대학들의 입장이 겹쳐지면서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대학 재학생들의 불만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대학 관계자들은 “차후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온라인 수업 지속 여부를 살피겠지만, 현재는 다음달에라도 오프라인 강의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상대평가를 고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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