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 등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14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의 성적표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운영 주도권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제1당의 지위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면 대선의 기반까지 마련할 수 있지만, 여소야대의 결과가 나오면 당 지도부 사퇴는 물론, 정부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으로 이어져 향후 대선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의석 수 과반인 150석 이상을 확보해 제1당의 지위를 유지하면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제1당의 지위는 국회의장직은 물론, 운영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직까지 보장한다. 이는 국정운영의 발판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의 반대에도 패스트트랙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민주당 출신의 문희상 국회의장의 역할이 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또 국회의장을 배출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임명과 각종 쟁점 법안 등의 처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범여권 정당간의 합당이나 연대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 협치를 주도하지 않아도 개혁과제 처리에 어려움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권의 대권 잠룡들의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주자 호감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공동선대위위원장이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정치적 입지를 더욱 굳혀 당권까지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새 지도부는 2022년 대선까지 책임진다. 이번 총선의 결과로 대선을 주도할 당 지도부까지 좌우하는 셈이다.

민주당이 150석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다수당으로서 제1당의 지위를 유지하면 국정운영 주도권은 여전히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각종 개혁을 마무리 짓기 위해 범여권의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과반 의석 수를 확보하기 위해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열린민주당은 합당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양당이 합당 논의에 나설 경우 양당 간의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열린민주당이 얻는 비례대표 의석 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열린민주당이 20석 이상을 확보해 교섭단체가 되면 합당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지만, 민주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고 열린민주당 역시 의석 수를 많이 얻지 못하면 양당간의 이해관계로 연대나 합당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민주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고 제1당의 지위까지 뺏길 경우 국정운영엔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검찰개혁 등 각종 개혁과제가 야당에 의해 뒤집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래통합당은 공수처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사태 극복 이후 야권이 경제 문제를 두고 공격 수위를 높이면 정부여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이는 곧 정부의 레임덕 현상으로 이어져 향후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총선 직후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불거져 지도부의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월에 예정된 전당대회도 조기에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양 교수는 “이번 총선은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지지만, 어느 정당이 승리하더라도 대선의 결과까지 장담하진 않는다”며 “정치권은 이번 승리가 영원한 승리가 아니라 2년 후 다시 심판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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