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미치는 원격 수업도 한몫
“정부 방역지침 현실성 없어” 지적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달 19일까지 연장했지만, 장기간 휴원으로 운영난에 직면한 대부분의 학원들은 지난 6일 일제히 문을 열었다. 지난 9일 중3·고3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등교개학에 비해서는 수업의 질이 떨어져 학원을 찾는 발걸음도 늘고 있다. 김영편입학원과 눈높이 신동아학원 강사에 이어 노량진의 대형 공무원학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학원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A영어학원은 최근 책상 간격을 좀 넓혀 배치를 달리하고 운영을 재개했다. 초등학생 대상으로 여러개 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각 반마다 1~3명 가량이 6일부터 등원을 시작했다. A학원은 이달 15일과 30일, 5월1일 등 휴일에 모두 6시간 보강(중식 제공)을 진행한다고 학부모들에게 공지했다. 그간 빠진 수업을 휴일을 이용해 보강하겠다는 취지다.
이곳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한 모씨는 “등원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니 오히려 한적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셔틀버스는 태우지 않고 직접 데려다주고 있다”고 말했다.
놀이학교처럼 운영되고 있는 동작구의 B학원도 차량운행을 하지 않는 대신 반일반과 종일반으로 운영을 시작했고, 10여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워킹맘인 문 모씨는 “한달 넘게 개학이 연기됐지만 일하면서 아이들 여럿을 보육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며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등원을 시키고 있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의 학원가도 사실상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시작된 학교 원격수업이 사실상 EBS 인터넷 강의 위주로 이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졌기때문이다. 학부모 이 모씨는 “개학 연기로 진도가 크게 떨어졌는데, EBS 인강으로 원격수업이 이뤄지니 학원 수강은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확진자 수가 줄면서 어린이 전용 수영장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학원과 교습소 등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교회나 실내 체육시설 등과 마찬가지로 이들 시설에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불가피하게 운영하는 경우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해야만 운영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학원, 교습소 등이 운영을 하려면 강사 및 학생이 전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강의 수강시 학생 간 간격은 최소 1~2m 이상이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학부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하게 학원에 보내는 사람이 많은데, 실질적인 학원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작은 방에 모여서 하는 학원 수업은 1~2m 간격을 띄우기도 힘들고, 정부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장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