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신라젠 경영진 구속 여부 16일 판단… ‘무자본 인수’ 실체 규명 주목
법원, 16일 신라젠 전 대표이사, 사장 영장심사
VIK 빠지자 ‘자금 돌려막기’로 최대 주주 등극
미공개 정보 이용 외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적용 가능성
신라젠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신약 임상시험 중단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 주식을 팔아 치우며 대규모 손실을 피한 신라젠 경영진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신라젠 이용한(54) 전 대표이사와 곽병학(56) 전 사장에 대한 영장심사는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다. 당초 13일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심사는 변호인 요청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이 전 대표 등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하게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될 경우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 외에 두 인사가 관여했던 신라젠 무자본 인수합병(M&A) 의혹이 밝혀질 지도 관심사다. 이 전 대표 등은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최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는 데 협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래 신라젠의 최대주주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였다.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철(55) 대표가 운영하던 곳이다. 당초 VIK는 신라젠에 40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14%를 보유했지만,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상장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VIK가 빠져나간 자리는 문은상 현 신라젠 대표이사가 채웠다. 2014년 3월 DB금융투자는 크레스트파트너라는 회사를 통해 문 대표와 곽병학, 이용한 전 대표이사 등 신라젠 주주 4명에게 350억원을 빌려줬다. 문 대표 등은 빌린 돈으로 신라젠이 발행한 BW 35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들은 신라젠을 통해 350억원을 크레스트파트너에게 빌려줬다. 크레스트파트너는 DB금융투자에 이 돈을 그대로 돌려줬다. 2015년 3월 문 대표 등은 신라젠 BW 350억원을 회수해 크레스트파트너에게 진 빚을 갚았다. 이러한 자금 돌려막기를 통해 문 대표는 자기 자본을 들이지 않고 BW에서 유래한 신주 인수권 1000만주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신라젠의 최대 주주로 올랐다.

김정철 변호사는 “무자본 M&A 의 형식을 그대로 쓴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자본 흐름은 없으면서 BW를 갖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가 의율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신약 임상 실패 공시 전에 주식을 팔았다는 것은 ‘내부자 거래’로 주식 매각 시점 등이 알려지기 때문에 명확하다. 주식 매각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삼고, 사기적 부정거래는 조사가 많이 이뤄져야 하는 사안인 만큼 추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전 대표 등은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워 거액의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 12월 주당 1만2850원에 상장한 신라젠 주가는 이듬해 11월 주당 13만10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8월 펙사벡 임상 중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당 8140원까지 폭락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대규모로 주식을 팔았다. 경영진이 2019년 8월까지 팔아치운 주식은 총 2515억원어치였다.

jin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