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3월에 이미 휴원했는데 4월에도 휴원하면 타격이 크죠. 어느 학원은 열고 어디는 닫으면 학생 불만이 나오니까 학원들도 어쩔수 없어요.” 최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대형 공무원시험 학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집단 감염 우려가 커졌다. 방역당국은 전국 학원과 교습소에 휴업을 권고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시험 준비의 ‘메카’로 불리는 노량진 학원가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3월 한 달간 문을 닫았던 학원들이 최근 속속 문을 열고 학생들을 맞이하는 분위기다.
한 달가량 휴원 후 이달 6일 영업을 재개한 노량진의 한 대형학원 관계자는 12일 “학생과 강사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책상 간격을 띄우는 등 지침을 지키면서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도 대부분 휴원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도 “3월에 2주간 휴업한 뒤 운영을 재개해 2차 휴원은 예정돼 있지 않다”며 “학생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체온을 잰 뒤 출입자 명단을 작성하고 방역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한 차례 이례적 휴업을 한 상황에서 2차로 휴원하면 학원 운영이 어려워지고 학생들도 불편을 겪으니 문을 닫기보다는 철저한 방역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노량진 ‘공시촌’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면서도 학원 휴업이 이어지는 것은 반기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마스크를 쓴 채로 학원에 들어서던 공무원시험 준비생 김태영(27)씨는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취업은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공부를 안 할 수도 없어 학원에 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원들이 쉰다고 해도 집에서는 공부가 어려워 다들 스터디 카페로 나온다”며 “어디를 가나 위험이 있는 상황인데 학원 휴업이 답일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수험생 박진형(29)씨는 “이미 학원이 3월에 휴원해 그때는 인터넷 강의를 대신 들었는데, 학원 강의보다 집중이 안됐다”며 “나를 포함해 지방에서 올라와 노량진에 방을 잡은 친구들이 많은데 인터넷 강의로 대체되면 서울에 온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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