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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에도 배당 단행한 일진머티리얼즈·이니스프리
‘주주친화’ 행보인가, ‘곳간 채우기’인가
“무리한 배당은 경쟁력 악영향…보릿고개도 대비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 활동이 대폭 위축된 상황에서 배당을 단행한 일진머티리얼즈와 이니스프리가 주목 받고 있다. 향후 투자나 보릿고개를 대비하기 위한 이익 유보보다 배당을 진행한 이유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주주친화’ 행보라는 해석과 함께 '최대주주 배불리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순이익을 바탕으로 보통주 1주당 5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총 배당금은 23억원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468억원으로, 배당성향은 4.7%다. 배당금 지급일자는 오는 24일이다.

스마트폰과 TV 등 IT 전자제품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일렉포일(전지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는 허재명 대표이사 사장의 지분 53.3%와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3인을 포함하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53.37%에 달한다. 배당총액의 절반 이상이 오너 일가로 흘러들어갈 전망이다.

일진머티리얼즈 주가는 2차전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8일 3만525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연초 주가(1월2일 기준) 4만3000원 대비 18% 빠진 주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전방산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2차전지 생산 불확실성 이슈로 전지박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지박 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인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1002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총 주식수 24만4450주를 감안하면 주당 배당금은 41만원에 달한다. 이어 이니스프리는 결산 배당금 78억원까지 총 1080억원을 배당에 할당했다.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매출은 5518억원, 영업이익은 626억원으로 전년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당기순이익도 489억원으로, 당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배당금 유출이 더 큰 상황이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은 전년도 885억원에서 지난해 33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면서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승계를 위한 실탄 확보로 유례없는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니스프리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분 81.82%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18.18%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800억원 가량이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에, 200억원 남짓이 서민정 씨에게 돌아갔다. 서 씨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에 재입사해 국내 화장품 영업을 담당하는 뷰티영업전략팀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기업이 배당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무리한 배당은 기술개발 등 경쟁력을 키울 여력을 줄이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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