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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팬데믹] ‘메르스 악몽’ 반복…의료기관 ‘집단감염 온상’ 되나
선별진료로 감염자 100% 찾아낼 수 없는 상황
의료인 감염 241명, 전체 확진자의 2.4% 달해
방역당국 “최소한 간병인력외 면회 자제해달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의료기관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병원내 감염이 화를 키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료인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방역당국이 감염예방 강화에 나서고 있으나 의료기관 내 감염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헤럴드DB]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의정부성모병원, 제2미주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과 전국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선별진료를 시행해왔으나 병원 내 감염자 발생을 막지 못했다. 현재 의료기관 대부분은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있는 환자를 따로 진료하는 ‘선별진료’를 하고 있지만, 감염자를 100% 찾아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선별진료는 감염자가 병원에 들어와 다른 환자들에게 전파하지 않도록 출입할 때 의심환자를 찾는 의료체계로 2015년 메르스사태 이후 본격 시행해왔다. 하지만 감염 초기에는 환자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약하거나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 등 메르스때 만든 매뉴얼은 코로나19의 무서운 전파력에 무용지물이 됐다. 코로나19는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이 아닌 설사, 복통, 두통, 근육통 등 비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도 많다.

의료인 감염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0시 기준 의료인력 중 코로나19 감염자는 총 241명으로, 전체 확진자(1만62명)의 2.4%에 달한다. 의료인 감염경로를 보면, 선별진료 중 감염된 의료인은 3명(대구 선별진료 1명)으로, 의사 1명, 간호인력 2명이다. 일반 진료 중 감염은 의사 6명, 간호인력 57명으로 총 66명이었다. 지난 3일에는 대구 60대 내과의사가 진료 중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한 뒤 사망하기도 했다. 병원 내 집단발생과 연관된 사례는 32명이었다. 지역사회 감염은 101명, 감염경로불명·조사 중인 사례는 39명으로 집계돼 근무 중 감염 사례가 절반에 가깝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의료기관 내 집단 감염이 방문객 등 외부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며 “간병인력을 제외한 일반인이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을 방문하는 것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의료인력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를 적극 활용하고, 유증상자의 의료기관의 진입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인력 감염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가벼운 감기환자, 만성질환자 등은 전화 상담·처방과 대리처방, 화상진료 등 비대면 진료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폐렴이 있는 경우 입원실과 중환자실에 진입하기 전 진단검사를 의무화한다.

하지만 종합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현실적인 도움이 될 방안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선별진료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의료기관 종사자나 환자의 증상 발현에 주의를 기울여 감염자를 빨리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지키도록 해 감염자가 발생해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병율 차의과학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형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에선 코로나19 환자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며 “의료진은 환자와 대화거리를 2m로 유지하고, 정부는 의료기관에 플라스틱 차단막을 설치하거나 얼굴 가리개 등 필요한 부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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