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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비 협상 ‘김칫국’ 논란 부른 靑
文정부 고위급 인사 ‘잠정 타결’ 섣부른 발표
美국무부 차관보 “절대 끝나지 않았다” 부인
주한미군 사령관도 “김칫국 마신다” SNS조롱
“중요 협상서 최악 결과” “국제망신 자초” 비판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이 불발된 상황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2일 오후 트위터에 “김칫국 마시다”를 리트윗했다. 이는 우리 정부의 ‘잠정 타결’ 발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SNS캡처]

올해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액 설정을 위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진척 상황을 두고 양측간 혼선을 빚었다. 우리 정부 메시지가 오락가락 혼선을 빚은 탓이다.

정부와 청와대 내에서 ‘잠정 타결’ ‘막판 조율’ ‘이르면 오늘 발표’ ‘협상중’ 이라는 서로 다른 수위의 발언이 하루 이틀새 뒤섞여 나왔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이를 염두에 둔 듯한 조롱 섞인 표현까지 했다.

한반도 안보와 직결되고 수 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중대한 협상에 대해 정부가 경솔하게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언론과의 화상 브리핑에서 SMA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며 한국의 분담액 추가 인상을 다시 압박했다.

쿠퍼 차관보는 이날 방위비 협상 진행 상황을 묻는 말에 “나는 협상이 계속돼 왔고, 절대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지금 당장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여전히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쿠퍼 차관보는 “담당 부서와 장관, 그 이상에서 한미 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청와대와 백악관 사이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미국은 대면 협상을 선호한다”며 8차 협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정부쪽에서 나온 얘기나 발표와는 온도차가 크다. 지난달 31일 한국 협상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협상에 대해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최고위급 관계자는 한술더떠 ‘이르면 1일 협상 타결이 발표될 수 있다’고 일부 언론에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10% 안팎의 인상’과 ‘5년 다년 협정’을 골자로 하는 협정안이 잠정 타결됐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입에서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하룻만에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 1일 청와대와 외교부는 협상상황에 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계속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2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나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협상타결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김칫국 마시다’라는 문구를 올렸다. 우리 정부의 SMA 협상 상황 발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외교가는 물론 정부 내에서조차 메시지 관리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와 정 대사의 공식적인 발표면 충분할 일을 청와대 최고위급 관계자까지 나서 혼선을 가중시키고 막판 협상에 악영향까지 끼쳤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정부가 외교를 정치 현안에 이용하려 했다는 논란을 자초했다고 비난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협정 타결까지 이견이 남은 상황에서 최고위급 관계자가 너무 성급하게 발언한 것 같다”며 “신중해야 할 중요 외교 협상에서 망신을 자초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외교당국은 지난 1일부터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까지 나서 협정 타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장관급 협의에서도 미국 측과의 이견 좁히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며 실제 협정 타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강문규·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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