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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폭락에 정유·조선株 비상…‘수요급감’ 항공주 수혜도 없어
WTI 급락…장중 20달러 붕괴

유가가 유례없는 폭락을 기록하면서 정유·조선주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유가급락의 대표적인 피해주다. 통상 수혜주로 꼽히는 항공주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이 유가 하락 호재를 억누르는 형국이다.

국제유가는 30일(현지시간) 1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폭락했다.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6.6% 하락한 20.09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엔 20달러가 붕괴되기도 했다. 러시아와 증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가 4월부터 증산에 돌입해 추가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가 급락은 정유주에 직격탄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대표적인 수익원인데, 유가 급락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정제마진도 감소한다. 최근 6개월간 정유사 주가는 꾸준히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6개월 전 16만6000원에서 현재(30일 종가 기준) 8만6100원으로 반토막났다. 에쓰오일 역시 같은 기간 9만9400원에서 5만5600원으로 급락했다. 각종 입국제한 및 국가 내 이동 금지 조치 등으로 휘발유나 항공유 등 수요 자체가 급감한 것도 타격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31일 에쓰오일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S&P는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수요 둔화, 높은 유가 변동성으로 향후 12개월간 상당한 실적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는 올 들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정유사 신용등급 및 전망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조선주도 유가 하락 피해를 입고 있다. 조선사의 주요 먹거리인 해양 석유 시추 등 해양플랜트 사업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데, 20달러 내외의 저유가로는 이윤이 없어 발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보다 저유가가 조선업엔 더 큰 문제”라며 “저유가 기조로 해양 부문에서의 인도 지연 요청 등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상 저유가 수혜주로는 항공유 절감에 따른 항공주가 꼽힌다. 하지만 저유가에 따른 실적 개선을 꾀하기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급감이 너무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에서 대한항공이 -198억원, 아시아나항공이 -898억원으로 양사 모두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컨설팅기관인 CAPA는 정부나 나서지 않는 한 세계 항공사 90%가 상반기 내 파산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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