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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휴교령 그 후…뉴욕 ‘원격 교육‘ 실험 진통
저소득층 ‘기술격차’ 현실화로 출석률 저조
7만 5000명 교사, 교실 분위기 통제 어려움
원격 강의 통한 사회성 교육 한계 목소리도
프랑스에서 한 스페인어 교사가 집에서 학생들에게 원격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달 중순부터 각 주(州)의 휴교령이 잇따른 가운데, 뉴욕시가 학생들의 ’배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개시한 ’원격 교육‘이 벌써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소득에 따른 기술 격차로 인해 학생의 수업 참가율이 예상을 밑돌고 있는데다, 교사들은 온라인 교실 환경을 사실상 통제하지 못한 채 스스로조차 경험이 없는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뉴욕시는 지난 주부터 공립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원격 학습에 돌입했지만 시작부터 기술격차라는 벽에 부딪히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의 공립학교 학생의 대다수는 저소득층 가정으로, 원격 학습을 위한 기기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퀸즈의 한 교사는 원격 교육 첫 날 이 같은 기술적 문제로 학생 3분의 1이 ’출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처드 카란자 뉴욕시 교육감은 “우리가 계획한 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출석자 수도 불명확한 상태로, 일선 학교들은 현재 자체 집계를 통한 출석률만 보고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교육 당국 역시 기술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미 시 교육 당국은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원격 교육이 진행되기 이전에 약 17만 5000대의 노트북과 아이패트 등이 배포했으며, 교육부 역시 몇 주 내로 2만 5000대에서 5만대의 무선 통신 장비를 추가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전례없는 ’원격 교육‘을 이끌어야하는 교사들의 고충은 더 심하다. NYT는 “7만 5000명의 교사는 교실 환경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교육해야하는 현재까지의 그들의 경력과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물리적인 한계를 호소하는 교사들도 있다.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질문에 대답하는 데 있어 컴퓨터 상으로 소통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데다, 가정이 있는 교사들의 경우 가족의 생활공간과 업무 공간을 분리하는 것마저도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학교의 역할이 단지 학습에만 있지 않으며, 기존에 학교 생활을 통해 학생들이 체득했던 사회성 발달은 원격 교육으로 대체될 수 없다는 아쉬움도 터져나온다.

맨하튼 어퍼웨스트사이드에서 5학년 학생을 가르치는 한 교사는 “교육의 많은 부분은 학생들이 서로 논의하고 합의를 이루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나는 학생들이 불편하거나 누군가와 의견이 맞지 않는 상황과 마주하길 바라지만 온라인에서는 전혀 그렇게 될 수 없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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