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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원배지 달기 부끄러웠던 시간들…3040 중심 새 정치에 희망 겁니다”
불출마 4선 강창일 의원 소회
세대교체 불쏘시개 역할 만족
한일 갈등 해결 등 노력 할 것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4선 의원이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제주도 및 전국적인 선거운동에 앞장선 강창일 의원(68)의 양복 상의는 다른 의원들과 조금 다르다. 황금색 배지가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배지를 달고 있으면 ‘귀싸대기’ 맞기 딱 좋아요. 시민들이 짐승 취급합니다. 국회의원들은 이걸 알아야해요.”

강 의원이 탄탄한 지역구 기반과 4선 경력을 미련없이 포기한 이유다. 불출마 선언 후 그의 표정은 예전보다 밝아졌다. 강 의원은 “내가 직접 출마를 안하니 재미있다”며 “남을 도와주는 게 기분이 좋다”고 홀가분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불출마 선언에는 20대 국회에 대한 반성과 후회가 깔려있다. 강 의원은 “20대 국회가 식물 국회가 되다보니 자괴감이 들었다”며 “법도 제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하나도 되는 게 없었다”고 했다. “세비 몇 푼 받으려 국회를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 드니, 그냥 여의도 자체에 오고 싶지가 않더라”고 했다.

강 의원은 “국회 정치가 실종됐다. 정치 혁신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들에게 탄핵당할 수 있다는 절박감을 2~3년 전부터 느끼며 고민해왔다”며 “이제 국회의 인적 구성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지금은 50대가 중심이고 그 아래 세대는 거의 없는 잘못된 마름모꼴 인적 구성을 가지고 있다”며 “다수의 30, 40대가 폭넓은 저변과 중심을 이루는 피라미드 구조가 돼야 한다”며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 되려면 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서로 소통하고 법을 만들며 정치를 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새로운 가치와 이념을 가진 30, 40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불출마 결심에 대해 “지역에선 다선의원이 있어야 한다며 출마 요청이 많았지만, 세대교체의 불쏘시개가 되고자 했다”며 “제주도에서는 박수 받고 떠나는 선배 정치인의 전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강 의원은 “양 극단을 가운데로 끌고와 묶는 것이 정치이고, 생산적인 국회”라며 “30, 40대 젊은 의원들을 보면 여야를 떠나 서로 대화하고 경청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후배들을 평가했다.

강 의원은 “지금 50대와 60대는 싸움을 하면서 커온 세대지만, 이제 시대 흐름은 새로운 세대로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불출마 후 강 의원은 정치인으로서의 사명을 고향 제주도와 한일 외교에 뒀다. 강 의원은 “제주도에서는 미래를 위한 연구원과 싱크탱크를 만들 것”이라며 “서울에서는 한일 외교 갈등 해결을 위해 시민단체와 손잡고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아 활동해왔다.

강 의원은 그동안 국회에서 겪으며 메모해뒀던 것들을 오는 5월 책으로 엮어 낼 예정이다. 후배들에게 교훈과 희망을 남기기 위해서다.

최정호 기자·유동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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