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수혈받은 가운데 두산그룹이 오너일가 사재출연과 임직원 급여삭감 등의 내용을 담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 측은 ‘대주주 등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한 지원’을 염두에 두고 오너일가 30여명의 사재출연과 임직원 급여삭감, 비핵심 계열사 매각 등 3개축을 골자로 한 자구책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자금 지원 발표 이후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을 약속한 두산은 조만간 이런 내용이 담긴 자구책을 채권단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12면
임직원 급여삭감은 총 23개 계열사(작년 3분기 기준) 임직원 급여삭감 방안이 거론된다. 두산 측은 구체적인 삭감비율과 삭감 계열사 범위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일가 사재출연도 대주주 고통분담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만큼 연봉 및 성과급 반납이 유력시된다.
비핵심 자산 및 자회사 매각 대상으로는 그룹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핵심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대신 ㈜두산 인적분할로 설립된 신생법인인 두산솔루스(주력사업 전지박)와 두산퓨얼셀(발전용 연료전지), 그리고 ㈜두산 자회사인 두산메카텍(화학공업장치)이 매각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자금 지원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두산 대주주와 임직원들의 고통 분담 의미를 담은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