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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방역 챔피언’인데…中편드는 WHO, 대만 배제 논란 심화
대만 회원 가입 묻자 “홍콩 방역 성공하길” 엉뚱 대답
적극대처 확진자 통제, 중국 반대로 옵저버 자격도 없어
英이코노미스트 “WHO, 中의 부당한 거부 중단 요구해야”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는 걸 두고 논란이 거세다. 대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꽤 잘 막아 ‘방역 챔피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사회가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커지는 지점이다. 그러나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 측 반대로 WHO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중국의 지원을 많이 받는 WHO 측은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WHO는 대만의 회원국 지위 부여 문제를 놓고 진땀을 빼고 있다. 홍콩의 한 기자가 중국 우한(武漢)에 파견된 WHO 전문가에게 대만에 대해 물었는데 일부러 전화를 끊거나 중국은 잘해왔으니 홍콩도 방역에 성공하길 바란다는 등 엉뚱한 대답을 한 영상이 퍼지면서다.

조셉 우 대만 외교장관은 트위터에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다룰 때 WHO는 정치를 제쳐둬야 한다”고 썼다. 대만은 유엔이 1971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대표로 인정하면서 유엔에서 추방됐고, WHO에서도 배제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타릭 자세레빅 WHO 대변인은 e-메일에서 “대만의 WHO 가입 여부는 WHO 직원이 아닌 회원국에 달린 문제”라며 “WHO는 대만을 포함해 모든 지역이 배운 교훈을 받아들여 전세계에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실제 대만 정보를 얻고는 있고, 두 명의 대만 보건 전문가는 지난 2월 WHO연구포럼에 참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사무총장부터 친(親) 중국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에 큰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고,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 외무부장관 출신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더 직설적으로 이 문제를 짚었다. 대만의 회원국 가입을 반대하는 중국 측에 부당한 거부를 중단할 것을 WHO가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의 코로나19에 대한 기민한 대처를 높게 평가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대만의 이날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298명이다. 말레이시아(2470명), 홍콩(641명) 등보다 현저히 적다.

이 잡지는 천젠런 부총통이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유행병 박사 학위를 받은 최고 전문가라는 점부터 주목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1월 20일 중앙전염병통제센터(CECC)를 가동, 정부의 콘트롤타워가 돼 필요 자원을 징발할 수 있는 권한까지 주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조명했다. 이와 관련, 미 경제잡지 포브스는 대만 항공사 직원들은 4월 1일부터 의료용 마스크·고글 등 의료진에게 지급되는 보호장구와 동일한 걸 입어야 한다는 현지 보건당국의 결정을 소개했다. 확진자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자 강력한 조처를 내린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이 작년 12월말 WHO에 코로나19가 사람간 전파하는지를 서면 질의했는데 WHO측은 답신조차 하지 않은 걸 최근 인정했다”고 썼다. 이어 “중국의 반대로 대만은 WHO 최고의결기관인 세계보건총회에 옵저버로서도 참가하지 않는다”며 “대만의 코로나19 전쟁은 WHO밖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대만을 배제해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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