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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구 "제주도 여행 美 유학생 모녀, 자가격리 대상자 아니다”
학업 스트레스 해소차 하와이 여행 잡았다가 변경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7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열어 제주도를 여행한 직후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있다. [강남구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강남구(구청장 정순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직전 제주도를 여행해 제주도청으로부터 손해배상 대상으로 피소 처지에 놓인 강남구 거주 미국 유학생 모녀가 20일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었다고 27일 밝혔다.

강남구는 이 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어 이들 모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와 이들의 심경 등을 알렸다.

구에 따르면 모녀의 여행 동기는 심한 학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였다. 유학생 딸은 지난해 9월 보스턴 소재 대학교에 입학했으며, 입학 후 강도 높은 수업스케줄 등 학교생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기분전환을 위해 당초 21일부터 어머니와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하와이행 항공편이 취소되자, 20일부터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

유학생 딸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격리 대상자도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도 없었다. 또한 제주도청이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유학생이 입도 첫날 20일 저녁부터 오한과 근육통, 인후통을 느꼈다고 밝혔으나, 실상 출발 당일 저녁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었고, 코로나19 감염에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고 강남구는 전했다.

제주시에 숙소를 정하고 이틀 동안 별 탈 없이 제주여행을 한 모녀는 22일 오후 표선에 있는 리조트로 숙소를 옮겼는데, 23일 오전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한 이유는 코로나 관련 유증상 때문이 아니라 동행한 어머니가 전날 밤 위경련 증세가 있어 잠을 거의 못자, 이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어머니를 따라 간 유학생 딸은 전날부터 발생한 코막힘 증세를 치료했으며, 딸은 평소 알레르기 비염을 갖고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딸에게서 코로나19 특유의 미각과 후각에 이상증세가 나타난 것은 여행 마지막 날인 24일부터였으며, 이 증상 발현을 계기로 이 날 오후 5시 서울로 상경 직후인 오후 7시25분 강남구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정순균 구청장은 “제주도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치료에 전념해야 할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물론 제주도의 고충이라든지, 제주도민께서 입은 피해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이들 모녀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다. 모녀가 겪은 상황이나 제주도에서의 상황에 대한 오해나 이해 부족에 따른 것 아니냐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모녀의 입장을 대변했다. 정 구청장은 “실제 유럽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진행된 게 22일부터였고, 강남구에 최초로 미국 유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23일부터였다. 강남구에서는 24일부터 재난문자를 통해 관내 미국 유학생들에게 스스로 14일 동안 자가격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과정을 보면 이들 모녀는 15일 입국해서, 20일부터 제주 여행길에 올랐기 때문에, 그때 당시 자가격리에 대해 사실상 충분한 이해나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지 않았나하는 판단이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강남구는 상당수 미국 유학생이 강남구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14일간의 자가격리 대상자가 최고조에 이를 2000명 규모에 맞게 내부직원 1000명 가량을 자가격리 모니터링 요원으로 채용, 사전 교육 등 대비하고 있다.

한편 이 날 강남구에선 영국 런던 유학 중 귀국한 여고생 확진자가 새로이 발생해 외국 유학생 확진자가 8명으로 늘었다.

런던 소재 고등학교 재학생으로 17세인 이 여고생은 런던발 두바이행 에미레이트항공 EK0004편과 두바이발 인천행 에미레이트항공 EK0322편을 이용해 지난 24일 오후 5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후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에서 머무르다 다음날인 25일 정오쯤부터 38도의 고열이 발생해, 같은 날 오후 강남구보건소에서 검체검사를 받았으며 27일 오전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는 이 여고생을 27일 오후 격리병원에 입원조치 시키고, 인천공항 검역소에 항공편을 통보하는 한편 여고생이 지내온 아파트에 대한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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