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코로나19가 ‘사소한 독감’이라는 브라질 대통령
확진자 급증세에도 사태 회피 급급
‘봉쇄령’ 내린 지방 정부 조치 비판
대통령 퇴진 주장 냄비시위 “언론 지원 선동에 불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부적절한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비난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사소한 독감’으로 치부하며 각국 정부 및 자국 내 지방 정부가 내리고 있는 강경 조치에 저항하는 한편, 자신의 정적과 언론이 의도적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브라질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기준 브라질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하루새 345명이 증가하며 1546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세를 보이자 상파울루주 정부는 내달 7일까지 주 전역을 격리 지역으로 선포, 자체 봉쇄에 돌입했고 리우시는 24일부터 영업활동 제한에 나서기로 했다.

이처럼 주 정부 차원의 확산 방지책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정작 브라질 중앙정부는 사태를 축소하면서, 오히려 주 정부들의 ‘봉쇄조치’가 극단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2일 밤 TV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사소한 독감(little flu)’라고 표현하며, 리우와 상파울루 정부의 수장들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어 그는 “국민들은 곧 주지사들과 언론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겉핥기식’ 대책에 반발,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냄비 시위’에 대해서도 그는 ‘정치적 선동’이라며 일축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행정부는 지난 18일 코로나19 사태 타개를 위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3개월 간 매달 200헤알 수준의 쿠폰을 지급하고, 기업들이 노동자의 월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0헤알은 한화로 약 5만원에 해당한다.

이에 시민들은 정부가 작은 돈으로 위기를 봉합하고, 근로자들에게 사태의 책임을 전가시키려 한다면서 집 발코니에서 냄비나 팬을 두드리며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언론의 지원 하에 나를 쓰러트리기 위해 벌어지고 있는 선동”이라면서 “국가 원수에 대해 염치없고 터무니 없는 선거운동”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 방식과 정책 혼선이 이어지자 이미 브라질 국민들은 정부로부터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이보페에에 따르면 상파울루의 시민 중 48%는 정부가 매우 나쁘거나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폴하가 집계한 또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고소득층의 51%, 그리고 대졸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46%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고 ‘감명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baml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