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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얘기만 해 싫증’…트럼프, 경제활동 재개 저울질
보수진영 요구에 고민·의견 파악 중
연령별 시차두고 근무 등 옵션 마련
사회적거리두기 60만명 살린다는데…

미국 백악관의 한 직원이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 때 서는 단상을 소독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속 확산에도, 경제활동 재개에 시동을 거는 안을 저울질 하고 있다. 보수 경제학자와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이 요구하고 월스트리트 쪽에서도 지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연령대별로 시차를 두고 경제활동에 나서게 하는 옵션이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고문·공화당 상원의원·측근 등을 상대로 경제활동 재개와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 지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치솟는 실업률과 경제 위축이 재선 행보에 걸림돌이 될 걸 우려하는 걸로 알려졌다. 여름까지 국가를 사실상 봉쇄하는 안에 짜증을 부리고, 코로나19에 관해서만 얘기하는 점에도 싫증을 내고 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보수성향의 스티븐 무어 이코노미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려운 곳을 긁었다. 식당과 상점은 문을 열게 하자는 의견을 백악관에 전달한 걸로 전해졌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호응하는 걸로 파악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많은 관료들이 경제를 다시 돌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아직 제안을 전달하진 않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업무를 재개할 수 있는 사람들의 여부 같은 걸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40세 미만은 특정날짜에 일을 하러 가고, 40~50세는 그 뒤에 근무를 하는 등 현행 제한을 완화하는 식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6일 아프면 집에서 나가지 말고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발표했다. 이달 말까지 15일간 적용되는 권고다. 그는 그러나 전날 트위터에 “15일간의 기간이 끝나면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길 원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새로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 안팎의 얘길 종합하면, 새 조치는 경제 재시동으로 좁혀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의 기자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말을 하고 있다. [AP]

이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정부 관계자·공화당 측에 “너무 일찍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축소하면 바이러스 완화 노력을 방해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 중에서도 반대 의사를 내는 인사가 있다.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봉쇄 정책에 관한 경로 변경을 시사한다면 이는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 십 만명의 미국인을 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이날 전했다. 마틴 아이헨바움 노스웨스턴대 경제학 교수가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제출한 것이다.

신규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감소하기 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 감염을 제한하고 60만명의 추가적인 사망을 피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경제침체는 불가피할 걸로 봤다. 보고서는 사회격리조치 등이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미국인 2억1500만명이 감염하고,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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