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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실업급여 신청 10배 급증…트럼프 자랑거리 실업률 9%까지 치솟을 수도
코네티컷·오하이오 등 3~4만건 쇄도
포드·GM 등 북미공장 가동중단까지
항공사 해고 합류 땐 ‘감원 공포’ 현실화
ILO “세계 2470만개 일자리 사라질 것”
미국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뉴욕주 노동청을 방문하려다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닫았다는 얘길 듣고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실업급여 신청건수가 급증, 경제를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 각 주의 실업급여 신청건수가 ‘역사적 급증’이라고 할 만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을 자랑하던 미국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러나19) 확산으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급격히 악화하는 것이다. 아직까진 소규모 사업장 중심의 해고·일시 휴직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형 기업까지 합세하면 ‘감원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을 걸로 우려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코네티컷주엔 지난 13일 이후 나흘간(주말 제외) 3만건의 실업급여 청구가 쇄도했다. 통상 주간 평균치의 10배에 달한다. 오하이오주는 불과 이틀 동안 4만8000건의 신청이 들어왔다. 일주일 전 같은 기간엔 2000건도 되지 않았다. 일리노이주 대변인도 “최근 이틀 간 4만1000건 넘게 실업급여 신청을 받았다. 작년 같은기간엔 4445건이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식당과 술집의 상당수가 문을 닫자 일시적 휴직 상태에 처한 근로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런 몇 개 주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전국으로 번지면, 수 백 만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연방정부가 합산한 각 주의 실업급여 신청 보고서는 오는 26일 나온다. 지난 14일까지 상황을 반영하게 된다.

칼 리카도나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 “신청건수는 향후 몇 주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요식업계에선 740만개의 일자리가 날아갈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뉴욕주를 포함해 10여개 주가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영업 중단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서다.

휴직·해고 바람은 덩치가 큰 기업체로 옮아가고 있다. 대형 호텔체인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수 만명의 직원 대상 무급휴가를 진행하고 있다. 미 호텔·숙박업협회는 몇 주안에 100만명이 실직할 걸로 예상한다. 포드·GM·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는 19일밤부터 순차적으로 북미공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 CNBC는 이들 3사의 조치로 총 25개의 최종 자동차 조립공장과 약 15만명의 근로자가 일시 휴직에 처하는 등 영향을 받을 거라고 했다. 여기에 운항 노선 축소 등으로 버티고 있는 항공사들까지 직원 해고에 나서면 파장은 더 클 거라고 포브스지(紙)는 전했다.

미국 내 실직 현황은 4월 실업률 관련 데이터가 나와봐야 확실해질 전망이다. 노동부는 이를 5월8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2월 실업률은 3.5%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이는 향후 3개월안에 8%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레그 브라운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실업률이 9%까지 오를 거라고 말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전날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실업률 20% 가능’ 발언을 해 뭇매를 맞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우린 그 근처 어디에도 있지 않다”고 진화했지만, 실업률의 급상승은 불가피한 걸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최대 247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걸로 분석했다. 최소치는 530만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실업자 수 2200만명보다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 감소에 따른 근로자들의 소득도 올해 말까지 최소 8600억∼3조4000억달러(약 1081조∼4274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이것(코로나19)은 더는 글로벌 보건 위기가 아니라 노동 시장과 경제의 위기이기도 하다”며 노사간 대화 등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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