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8일 미국 주요 매체 3곳의 기자를 사실상 추방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언론 보복’ 양상이 격화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이 또 자국 내 미국 주요 매체 기자를 추방하는 조치를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놓고 커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언론 보복’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자증 시효가 올해까지인 기자를 4일 안에 외교부에 알리고, 10일 이내에 기자증을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추방 조치다.

중국 외교부는 이들 기자가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도 일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 이들 매체 외에 미국의소리(VOA)방송과 타임지의 중국 지국은 중국내 직원 수와 재정· 운영상황, 부동산 등에 대한 정보를 서면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결정은 중국 언론사들이 미국에서 겪는 부당한 탄압에 따라 취할 수밖에 없는 필요하고 상응한 대응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18일 중국 주요 관영매체를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 미국 내 자산을 등록하고 새 자산을 취득할 때 사전 승인을 받게 했다. 중국은 이에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한 WSJ의 기자 3명을 추방하는 맞불을 놨으며 미국은 이달 초 추가로 자국 내 사무실에서 일하는 중국 주요 관영 매체의 중국 직원 수를 감축하도록 했다.

이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미국이 게임을 시작했다. 놀아보자”며 추가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유감을 표명하며 “재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WSJ의 맷 머레이 편집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언론의 자유를 공격했다”며 “세계 어느 나라든 언론자유에 대한 정부의 간섭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틴 배론 WP 편집국장은 “중국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에 대한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필수적인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정보의 흐름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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