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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르고 안전한 코로나 검사 ‘이동형 음압채담부스’, 의료진 아이디어로 개발
부산 남구 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 “코로나19 극복에 사용되길”
‘32분에서 5분’ 검사시간 줄이고 방호복·장갑교체 불필요해
대구 북구·부산 수영구·북구·해운대구·기장군 보건소로 확대
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 과장이 이동형 음압채담부스에서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부산의 한 선별진료소 보건의가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의 검체채취를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이동형 음압채담부스’를 세계 최초로 제작,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과 대구지역 보건소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선별진료소는 음압텐트 구조를 갖고 있다. 한명의 의심환자에 대한 검체채취가 이뤄지면 바이러스나 세균이 음압설비에 의해 사라지는 시간은 32분 정도. 소독절차를 거쳐 다음 환자를 검사하려면 대략 32~40분 정도가 소요된다.

구로콜센터와 같이 전국에서 코로나19 관련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같이 긴 대기 시간은 검사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줄을서야해, 이는 또다른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대기시간을 줄여 자칫 양성환자와의 접촉을 막아야 소규모 집단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선별진료소 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음압채담부스를 이동형으로 제작해 의료용 장갑을 통해 채담이 이뤄진다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41) 의무사무관은 1분 내 에어로졸이 사라지고, 5분 안에 소독절차까지 해결하고 환자 검채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이동형 음압채담부스’를 직접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크릴판으로 제작한 단순한 구조물 속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2차로 손을 넣을 수 있는 구조로 변경해 사용해봤다. 음압텐트보다 검체채취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안 사무관은 한 스타트업 기업을 찾아서 자신이 제작한 구조도를 주고 지금의 ‘이동형 음압채담부스’를 제작하게 됐다.

이동형 음압채담부스의 장점은 빠른 채담 시간뿐만 아니라, 의료진이 방호복을 착용할 필요도 없다. 1회용 검체채취 장갑도 장착돼 감염우려가 전혀 없다. 가장 특별한 장점은 바로 이동성이다. 급박하게 전개되는 소규모 집단감염 현장에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어 초기 감염대응체계에 획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현장 의료진인 안 과장이 직접 이동형 음압채담부스를 제작하게 된 것은 전공과도 관련이 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평상시 병원내 감염관리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해왔기 때문이다. 공중보건의로 남구보건소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이번에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필요가 창조를 견인하게 된 셈이 됐다.

안 사무관이 만든 이동형 음압채담부스는 현재 남구 보건소가 대구시 북구 보건소에 무상 대여해 사용 중이며,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에서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또 부산시 남구를 비롯해 수영구·중구 보건소에도 공급이 이뤄졌다. 부산진구와 경남 창녕군 보건소에서도 소식을 듣고 도입을 진행중인 상황이다.

안 사무관은 “저는 발명가나 사업가가 아니라 코로나19 환자를 검사하고 치료하는 의료인이다”면서 “구조도 등 제작과 관련한 모든 것은 이미 제공했으며, 이동형 음압채담부스가 전국으로 보급돼 구로콜센터와 같은 소규모 집단감염 사태를 조기에 차단하는 일에 사용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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