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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반대 금태섭 경선 탈락하자…친문 네티즌, SNS 조롱
청문회 첫번째·마지막 발언으로 조국 반대
소신 밝혔지만 결국 경선 탈락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12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30분 내에 50여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인과응보’, ‘경선탈락을 축하한다’ 등 공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조국 임명 반대’ 등 소신을 밝혀온 그가 경선에서 탈락하자 친문(친문재인) 네티즌들이 몰려온 것으로 보인다.

금 의원은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 소신성 반대의견을 밝히면서 일부 친문 인터넷 세력으로부터 공격 받은 바 있다. 이번 경선 탈락도 이러한 친문 세력의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금 의원은 강서갑 경선에서는 친문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게 패했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초선 의원이 자기 지역구에서 패한 것은 금 의원이 처음이다.

이번 경선이 이뤄지기 전부터 금 의원 지역구에는 '자객 공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조국백서’ 필진인 김남국 변호사가 금 의원을 비판하며 출마 선언하면서 논란은 본격화됐다. '친조국' 인사가 대표적인 조국 반대파인 금 의원을 상대로 출사표를 던진 셈이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 전에는 정봉주 전 의원이 금 의원을 겨냥하며 출마하려 했다.

금 의원은 조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민주당 의원으로는 드물게 조 전 장관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아래는 당시 금 의원 첫번째와 마지막 모두발언 전문.

서울대학교는 29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위원입니다. 이번 논란으로 큰 실망을 한 젊은 세대를 위해서 첫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후보자는 오랜 기간 SNS를 통해서 사회문제에 대해, 특히 공정함에 대해 발언을 해 왔습니다.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후보자의 발언을 보면서 ‘그래도 이 세상에는 가치를 지켜가며 사는 분이 있구나. 본보기가 되는 분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후보자가 지금까지 해 온 말과 실제 살아온 삶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 충격을 받은 겁니다.

후보자 또는 후보자 주변에서는 ‘위법은 없다. 결정적인 한 방은 없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상식에 맞지 않는 답변입니다. 사람이 이걸 묻는데 저걸 답변하면 화가 납니다. 그것은 묻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겁니다. 후보자는 ‘금수저는 진보를 지향하면 안 되느냐? 이른바 강남 좌파는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니냐?’라고도 했습니다. 역시 엉뚱한 답입니다. 후보자는 학벌이나 출신과 달리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이유로 비판받는 것이 아닙니다.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언행불일치 때문입니다. 저는 후보자가 진심으로 또 변명 없이 젊은 세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보자가 우리 세대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꼽혀온 것을 생각하면 저도 진심으로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후보자는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고백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얘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서 개혁주의자가 왜 나옵니까?

어제 우연히 젊은이들을 만나서 식사를 했는데 조국 후보자의 가장 큰 단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공감 능력이 없는 것 아닌가요?’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모두발언에서 사과하셨지만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의 언행불일치 그리고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대해서 동문서답식의 답변을 해서 상처를 깊게 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동료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금태섭 위원입니다. 마지막 질의니만큼 짧은 소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오늘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가족과 관련된 질문을 전혀 안 했습니다. 신상문제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점에 대해서는 저도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후보자의 딸은 사실상 의전원 재수를 위해서 적을 두고 있던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재학 중에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그때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교수였습니다. 또 동양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는 어머니 밑에서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하고 보수를 받았습니다.

지방대의 어려운 재정 형편 그리고 연구보조원이 되기 위한 지방대학생들의 간절한 바람을 생각할 때 정말, 저도 어쩔 수 없이 오늘 질문은 안 드렸지만 화가 났었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서울대학교 그리고 동양대학교 교수인 부모는 설사 딸이 원했다고 해도 자기가 재직하는 학교에서 그렇게 못 하게 했어야 됩니다.

어떤 분들은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우리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얘기하면서 후보자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도 합니다. 후보자도 그 당시 대입제도를 얘기합니다.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등록금 때문에 휴학해야 되고 학기 중에도 알바를 뛰어야 하는 젊은이들이 이번 논란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후보자의 임명 문제가 지금 그 친구들에게는 하나의 상징이자 시금석이 되어 있습니다. 그중에 많은 수가 오늘 청문회도 지켜봤을 겁니다.

만약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임명된다면 그 친구들이 어떤 상처를 입을지 또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나 가치관에 얼마나 큰 혼란을 느낄지 저로서는 참으로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그게 저한테는 사실 이번 청문회에 임하면서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진영 간의 대결이 됐다는 현실 또 정치적 득실, 많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을 저울 한쪽에 올려놓고 봐도 젊은이들의 상처가 걸린 반대쪽으로 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제 청문회가 끝나면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이 결정을 하실 겁니다. 저는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지 당연히 존중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후보자와의 여러 공적.사적 인연에도 불구하고 지금 말씀드린 것 같은 깊은 염려를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시간 청문회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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