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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 늑장 선언…도마위 오른 WHO
WHO “두려움 확산에 우려감” 신중론 설명
1월에도 비상사태 선포 주저…소극적 대응
전문가 “일찌감치 팬데믹으로 규정했어야”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으로 선언한 것을 두고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새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적어도 지난달 말 브라질까지 코로나19가 나오면서 6개 대륙 모두 코로나19의 위협을 받게 됐을 때 WHO가 팬데믹 선언을 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팬데믹은 용어적인 의미라면서, 팬데믹 선언이 자칫 많은 나라로 하여금 두려움을 키울 수 있어 신중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선언을 한다고 해서 WHO의 역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국가가 110여개국에 이르고 확진자도 12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WHO가 팬데믹 선언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52명의 확진자가 나온 브라질의 루이스 엔리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은 WHO의 팬데믹 선언 직후 “WHO의 팬데믹 선언에 동의한다”면서도 “팬데믹 선언이 너무 늦게 나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많은 전문가들과 각 나라는 코로나19 확산을 팬데믹으로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사람 간 전파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들 요소는 팬데믹의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도 지난 4일 “코로나19가 팬데믹이 됐다”면서 “분명한 것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튿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아직 팬데믹 상황에 있지 않다”며 일축했다.

급기야 미국 CNN방송은 지난 9일부터 자체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을 팬데믹으로 규정하고 보도에 이 용어를 사용했다. CNN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을 넘기고 3000명 이상이 숨졌다면서 WHO의 팬데믹 선언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WHO는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까지 확산된 지난 1월에는 이틀 연속 긴급위원회를 열었지만 비상사태 선포는 이르다며 선을 긋는 등 코로나19 대응에 소극적이다. 발원지인 중국에 전문 조사팀을 보낸 것도 첫 발병 보고가 나온 뒤 한 달 반이 지난 뒤에야 이뤄졌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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