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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정보 만지는데…통신콜센터 재택근무 과연 가능할까?
보안·네트워크 등 구축 필수
재택땐 개인정보 보호 어려워

SKT 전격 시행…KT·LGU+ 고심
100% 재택근무는 사실상 불가능
해외선 가상 콜센터 확산 추세

6900만개. 올해 1월말 기준 통신사들이 보유한 이동전화 회선 숫자다. 각 회선별로 방대한 양의 개인정보가 들어 있다. 사실상 전 국민의 정보가 통신사에 있다.

콜센터발(發) 코로나19 집단 감염 확산으로 통신사 콜센터도 재택근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통신사가 취급하는 개인정보 범위와 양을 고려하면 전사 재택근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콜센터 업무 사이 통신사들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사 재택근무 불가능… ‘반쪽’ 불가피=SK텔레콤이 콜센터 직원 1500명에 대한 재택근무를 전격 시행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의 고심이 크다.

개인정보 보안 문제로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전격적으로 일부 직원의 재택근무를 발표하자, KT와 LG유플러스도 부랴부랴 대책 찾기에 나섰다.

SK텔레콤의 콜센터 재택근무도 사실상 반쪽 시행이다. 전면적인 재택근무 시행은 불가능하다는게 통신업계 입장이다.

무엇보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열람, 상담해야 하는 통신 콜센터 업무의 특성상 보안 위협을 말끔히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다산 120’ 등 불특정 다수와 상담하는 콜센터와 달리 통신사의 경우 고객의 주소, 연령, 서비스 가입 내역, 납부 계좌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 상담 내용 또한 서비스 교체, 요금 문의 등 개인정보를 열람해야만 가능한 부분이 대다수라 외부 근무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 때문에 임신부, 장애인 등 기존에 재택근무를 실시해 온 콜센터 직원도 개인정보 열람이 필요하지 않은 채팅 상담, 사이버 상담 등의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500명의 재택근무를 단행하면서 외부에서도 클라우드 기반 회사 전용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일부 IP에 대해 방화벽을 일시 열어주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현재 설비상 약 2000명 수준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체 6000명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를 위해서는 추가 설치가 불가피하다.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다.

클라우드 접속 외 셋톱박스를 연결해 외부에서 전용망에 접속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 역시 셋톱박스 단말이 한정적이라 콜센터 전원을 수용하기는 부족한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그나마 서버 용량에 여유분이 있어서 일부 시행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시스템 상황에 따라, 당장 일반 상담 업무에 재택근무를 도입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소 4개 조건 충족해야 정상적 재택 콜센터 가능=통신사들이 재택 기반 콜센터를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해서는 ▷보안 ▷네트워크 ▷연동 솔루션 ▷운영·관리 시스템 등이 필수다.

재택 상담사들에 대해 콜센터 사업장 수준의 접근제어, 인증 방식이 유지돼야 한다. 데이터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개인정보처리 강화 시스템과 음성 데이터 관리도 선결 과제다. 특히 상담 업무와 연계된 CRM(고객관계관리), 입출금 시스템 등 기업의 핵심 업무와 연계된 데이터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재택 상담사 개인 PC 해킹 방어책도 지원돼야 한다.

이와 함께 재택 상담사가 접속할 망도 확보해야 한다. 전용선이나 VPN(가상사설망) 등 별도 망을 개설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콜센터 업무 성격에 맞게 각 망들은 충분한 대역대를 갖춰야 한다.

상담 애플리케이션과 기업 핵심 업무를 연동하는 방식 및 범위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에 따라 기존 콜센터와 같은 수준으로 연동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재택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근태관리, 업무할당, 성과관리 등 운영 관리 소프트웨어도 도입돼야 한다. 물리적 전화기 대신 컴퓨터 기반의 소프트웨어 전화기, 웹 표준 기반 영상통화 솔루션(WebRTC) 등도 권고 되고 있다.

글로벌 컨택트 센터(고도화된 콜센터) 솔루션 전문기업 관계자는 “해외서는 우버, 레노버 등의 기업들이 이미 코로나19 전염 이전부터 재택 콜센터를 도입했고 세계적으로 버츄얼(가상) 콜센터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태일·박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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