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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가 진통으로 기로에 선 둔촌주공, 3대 쟁점은… [부동산 360]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철거현장의 모습. [헤럴드경제DB]

‘부동산 360’은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Trend)와 이슈(Issue), 사람(People) 등을 종합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는 코너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내고, 이슈가 되는 현장을 찾아가고 사람들을 만나 사안의 핵심과 이면을 다각도에서 짚어 드리겠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읽는 ‘팁(TIP)’을 부동산 360코너를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양대근·민상식 기자] “몇십 년 동안 집 하나 보유하면서 온갖 불편 감수하고 세금 다 낸 조합원 돈을 빼서 일반분양에 혜택을 몰아주는 건 이율배반적인 일 아닌가요. 일반분양 현금부자들이 시세차익 3억~5억원을 불로소득으로 가져가면 누가 책임을 지나요.”(둔촌주공 한 조합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협상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조합원들 상당수가 HUG 측이 제시한 3.3㎡ 당 2970만원에 대해 “절대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 종료 시한(4월 28일)까지 임박하면서 막판 선택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HUG 분양가 협상 진통…조합 선택에 쏠리는 눈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 임원진과 시공사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지난 9일 긴급회의를 열고 분양가 협상 관련 격론을 벌였다.

양측은 금명간 회의를 재개할 방침이다. 어떤 결론이 나올 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조합이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기 위해서는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컨소시엄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분양승인 신청 일정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번주까지 (분양가 관련) 내부 결론이 나야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둔촌주공 조합이 당초 계획한 분양가는 3.3㎡당 3550만원이다. 인근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현재 시세가 3.3㎡당 4906만원에 형성돼 있고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약 5400만원 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공인중개업계에서는 둔촌주공의 일반분양 분양가가 2900만원대로 낮아질 경우 조합원 전체의 분양 수익이 7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다. 이럴 경우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이 1억2000만원씩 추가된다. 때문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차라리 후분양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의 경우처럼 둔촌주공도 평행대에 따라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분양 분양가보다 비싸질 수 있다.

반면 HUG 측이 조합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협상 여파가 후속 분양보증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단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HUG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 아직 어떤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힘 받는 후분양…“후속 리스크 감안해야”=둔촌주공 조합원 내부에서는 후분양 주장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조합 측은 오는 15일까지 HUG와의 분양가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후분양 전환을 위한 대의원회의와 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둔촌주공이 후분양을 선택할 경우, 후속 금융비용과 정책 변수 등을 감안하면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향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게 되면 선분양보다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후분양이 더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후분양을 진행했던 과천푸르지오써밋(과천주공1단지)의 경우처럼 법인세 증가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자금력이 부족할 경우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비업계 고위 관계자는 “과천주공1단지 후분양이 성공했던 것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고 특별한 정부 규제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는 둔촌주공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사무실의 모습. [헤럴드경제DB]

▶정책 변화·사업성 강화 움직임 등 주목=떨어진 사업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합의 ‘고육지책’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반분양분 통매각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기존 계획했던 일반분양 물량을 346가구에서 225가구로 줄이는 대신 조합원 물량을 늘렸다.

HUG 측이 요구한 3.3㎡ 당 4900만원대의 분양가는 5500만원의 조합원 분양가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단지 내 상가 230개 조합원들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허용하고 보류지도 법정 한도인 29가구까지 늘리기로 의결했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둔 물량을 말한다. 기존 분양가와 관계없이 시세대로 매각이 가능하다.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도 막판 변수로 꼽힌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강남구를 비롯해 은평구·동작구 등이 국토교통부에 공문을 보내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연장을 건의했다. 국토부 측도 당초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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